국세청이 18일 해외 탈세를 막기 위한 전담센터를 발족시킨 것은 최근 외국에서 금융비밀주의가 붕괴되면서 해외 과세정보를 얻기가 더 쉬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조세피난처(Tax Haven), 스위스 등 전통적으로 금융비밀주의를 지켜온 국가들은 금융비밀주의를 포기하고 다른 국가와 과세정보를 공유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스위스 USB은행의 탈세교사 사건은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은 미국의 부동산 재벌이 UBS은행 미국지점을 통해 소득을 은닉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계기로 스위스에 UBS 계좌를 보유한 자국민 5만2천명의 정보제출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스위스는 처음에 자국의 은행비밀보호법을 이유로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으나 소송을 거쳐 올 8월 마침내 UBS가 보유한 미국인 계좌정보 4천450건을 조세조약상 정보교환 형식으로 제공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스위스 같은 금융비밀주의 수호국이 다른 국가와 과세정보를 공유하겠다는 발표가 있은 뒤 각국은 역외 과세정보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우리 국세청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세정역량을 결집하면 해외탈세를 방지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미 국제탈세정보교환센터(JITSIC)에도 가입, 심층정보 수집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상태다. 기존의 역외소득 세원관리 시스템에 해외예금, 해외주식투자 등 대부분의 금융자산 부분이 빠져 있는 것도 보완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우리 기업이나 개인이 많이 투자하는 조세피난처에 우선 순위를 두고 정보교환약정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난 4월 런던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조세피난처, 금융비밀주의를 거론하며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외탈세 근절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우리에게 자극이 됐다.
미국의 경우 정부 예산이 삭감되는 상황에서도 국세청 산하에 역외소득탈루를 막기 위한 대(對)자산가 전담그룹을 신설했다. 중국과 일본도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특히 이전가격 조사를 최근 강화하는 추세다.
국세청도 이런 점에 자극을 받고 세원기반을 확충할 방안으로 역외탈세 방지에 나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세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직, 고소득자 자영업자와 함께 역외탈세를 방지하는 것이 세원확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차장 직속의 전담센터는 앞으로 분석팀장 지휘로 분석1반, 분석2반, ATP(공격적 조세회피: Aggressive Tax Planning)반 등 3개반이 다양한 정보수집 및 국제공조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