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골마을에 여태껏 남아 있는, 이른바 '이세(里稅. 마을 세)'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면서 강제 폐지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세는 시골마을 주민들이 이장 수고비 명목으로 비공식적으로 거둬 관행적으로 주는 사례비로 지역에 따라 `이장조', `이장곡' 등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이·통장에게 `통·이장활동보상금'이라는 이름으로 매달 20만원의 활동보조금(회의수당 2만∼3만원과 명절보너스 20만원 별도)이 주어지면서 대부분 지역에서는 사라졌다.
이세를 없애야 한다는 쪽에 손을 들어주는 측은 무엇보다 이세가 주민 간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점을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귀농 목적으로 외부에서 들어온 외지인이 많은 시골마을에서는 이세의 성격과 사용처를 둘러싸고 외지인과 원주민, 이장 간에 상당한 불협화음이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테면,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가평군 가평읍, 여주군 산북면 등의 몇몇 마을은 해마다 한 차례 가구당 2만∼3만원의 마을 세를 걷고 있으나, 외지인 상당수가 이세를 내지 않으면서 마을주민 간에 감정 다툼이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양평 주민은 지난해 10월 경기도청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이장님들의 이세 징수 때문에 이웃 간 마찰이 생기고 있다"며 "주민에게 이세를 징수 안 하면 안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반면, 이세 자체가 마을주민이 서로 합의해서 마을을 위해 힘쓴 이장에게 한해 수고비 지급 명목에서 거둔 것이어서 행정규제로 금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경기도 내 한 지역 마을 원주민은 "이장이 마을주민을 위해 한 해 동안 노력한 만큼 수고비 차원에서 이세를 내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세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연착륙한 케이스이다.
제주도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을 향약으로 규정해, 172개 이(里) 중에서 59.9%인 103곳이 가구당 연간 4천원∼8만원의 이세를 받아 사무장의 보수(월 50만∼100만원)와 이사무소 운영경비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주민 반발이 표면화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홍천군 관계자도 "주민합의 아래 수고비와 마을 운영비 명목으로 가구당 월 1천원씩 연 12만 원을 걷어 이장과 반장이 알아서 쓰는 관행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이세를 없애는 마을이 늘고 있다"라며 "근거는 없지만, 오래전 관행인데다 주민 간 합의사항이어서 딱히 규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마을 주민 간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이기에 지자체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라며 "다만 민원이 제기되면 갈등 해소 차원에서 행정지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