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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자금' 수면 위로 떠오르나
[연합뉴스 2010-01-12]

 

국세청이 11일 올해를 `숨은 세원 양성화의 원년'으로 선포한 것은 그만큼 고소득자의 탈세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2월 이후 지난해 5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고소득 자영업자 2천601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3조5천941억원의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1인당 평균 14억원의 소득을 빠뜨린 셈이다.

 

이런 탈루는 이른바 `지하 경제'로 통하는 유흥주점을 비롯해 현금거래를 고의로 유도하는 업종, 부동산 투기 소득자, 해외소득 탈루자 등에서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현금 사용을 유도하는 기존의 수법을 벗어나 해외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소득을 숨긴 뒤 자금세탁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호화사치생활에 탕진하는 지능적인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전자제품제조업을 하는 A씨는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설립한 뒤 해외 외주업체와의 거래에서 남긴 차액을 해외계좌에 숨겼다가 사망자 등 여러 사람의 명의로 국내로 들여와 사치품을 사는 데 탕진하다가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처럼 공평한 과세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세원의 투명성을 높이고 넓은 세원을 구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를 위해 올해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를 도입하고 소득과 지출을 비교 분석해 탈세자를 색출하는 `소득-지출 분석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또 기업 사주의 재산변동, 소비지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법인정보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외 탈루를 막기 위해 `역외탈세 추적 전담센터'를 설치하는 등 과세 인파를 확충해왔다.

 

그리고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계기로 올해를 과세 사각지대에 있는 숨은 세원을 양성화하는 원년으로 선포함으로써 시장에 경고를 보내게 됐다.

 

백용호 국세청장은 "`탈세는 반드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이 이처럼 공평과세의 기치를 내세워 탈루 근절에 대한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앞으로 소득 탈루 혐의가 짙은 업종에 대해 대대적인 정보수집 및 단속활동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은 각 지방청 조사국에 숨은 세원 양성화를 위한 전담팀을 설치해 신종 탈루, 비자금조서, 자금세탁 등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활동은 세원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에 목적이 있지만 결국 넓은 세원을 구현해 재정수입을 확보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지하경제의 탈세를 막고 제대로 세원을 확보할 경우 한해 수십조원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2009년 국내총생산 규모인 1천조의 27%를 지하경제로 가정하면 지하경제 규모가 270조원이 되며 조세부담률 20%를 반영하면 54조원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이 이처럼 공평과세를 실현하고 재정수입 확보라는 본연의 업무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해 백용호 청장 취임 이후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국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국세청은 한상률 전 청장을 비롯해 전임 청장들의 잇따른 추문으로 신뢰가 크게 추락했다가 백 청장 취임 이후 추진한 국세행정 변화방안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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