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업계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에 잔뜩 들떠 있는 모습이다.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세무사들의 업무영역이 종전에 비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상속 또는 증여되는 비상장주식 추정이익 평가를 세무법인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동안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들에게만 허용되어 왔던 평가업무를 세무법인에도 허용, 진입장벽을 낮춘 셈.
세무사회는 6년 전인 2004년부터 시행령 개정을 위해 뛰어왔다. 전임 집행부(임향순 前세무사회장)가 법령 개정을 추진했지만 목적 달성에 실패했고 현 집행부 출범 이후에도 상당한 난항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매달린 끝에 지난해 9월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이를 반영시키는데 성공했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6년 동안 쏟아 부은 노력의 '결실'을 얻어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곧 세무사들의 업무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용근 한국세무사회장도 지난 10일 세무사회 창립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이제 기장과 세무조정의 시대를 벗어나 세금과 관련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축하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세무사회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장대리 등 기존 수익모델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돌파구를 열어야 할 시점이다"라며 "그런 점에서 꽤 의미가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비상장주식 추정이익 평가 분야로의 진출이 세무대리 업계에 당장 어떤 경제적 이익을 갖다줄 지에 대해선 뚜렷한 확신이 없는 '눈치'가 역력하다. 기존에 해당 업무를 수행해 왔던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 등도 세무법인 등이 커다란 실익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비상장법인 추정이익 평가 건수는 그리 많지가 않다"며 "따라서 세무법인 등의 수익구조 개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상징적인 의미 밖에는 없지 않겠느냐"고 의미를 축소했다.
신용정보협회 관계자도 "이 분야의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상장법인 추정이익 평가 업무를 한다고 해서 큰 경제적 이익이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의 개정을 추진했던 세무사회의 김완일 연구이사는 "아직 관련 업무를 해보지 않아 우리 회원들에게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추정하기는 어렵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연구이사는 이어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비상장주식 추정이익 평가만으로는 세무사들의 업무영역을 넓혀나가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우리가 서비스의 품질을 더 높여 기업진단 등의 영역으로 외연을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