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전/체/기/사 세/정/뉴/스 세/무/사/회/소/식 컨/텐/츠
세/금/문/제
조세전문가인 세무사에게 !
  [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세정뉴스
조세뉴스
국세/지방세
예규/판례
국제조세
사회ㆍ경제
기타
세무사회소식
신문보기(PDF)
회무
인터뷰
제언ㆍ기고
회원동정
기획
특집
상담사례
동호회소식
용어해설
연중기획
신간안내
컨텐츠
생활ㆍ문화
관련부처 소식
사람과사람
커뮤니티
공지사항
네티즌여론조사
 
홈>세무사회소식>제언ㆍ기고
 [조회: 3281]
[국세청기자실] 국세청 탈세와의 전쟁 성공할까

 

 박 상 돈 연합뉴스 기자

 

국세청은 올해 탈세와의 전쟁을 벌인다.


백용호 국세청장은 지난 11월11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올해를 `과세 사각지대에 있는 숨은 세원 양성화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탈세를 근절하고 공평과세를 실현함으로써 사회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물론 재정수입을 확보하는 데 도움도 될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실생활에서 접한 탈세의 현장들을 돌이켜 보면 `과연'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우선 의심하고 보는 기자의 직업병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남들에게서 들은 소식이 아니라 실생활 속에서 접한 경험들이기에 의구심은 더 커진다. 


지난해 가을이었다. 치아가 많이 시려서 동네 치과를 찾았다. 종교재단이 운영해 동네 주민들이 신뢰하는 곳이었다.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니 의사도 무척 친절했다.


그러나 첫날 진료가 끝나고 나서 상담실장과 치료 방법을 이야기할 때는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충치가 심해 신경치료를 하고 본을 떠 새 치아를 해 넣어야 한다면서 갑자기 `옵션'을 제시했다.


신용카드로 계산하면 50만 원인데 현금으로 40만 원까지 깎아주겠다는 제안이었다. 현금으로 내면 10만 원을 절약하는 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누나의 하소연을 들은 일이 있었다. 내용인즉, 초등학교 3학년인 조카와 유치원생인 조카가 태권도학원, 피아노학원, 영어학원을 다니는데 학원비를 현금으로만 받는다는 것이었다.


신용카드를 내려고 했지만 `카드는 안 받으니 현금으로 알려준 계좌에 입금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현금영수증 이야기도 얼핏 꺼냈지만 `다른 어머니들은 그런 거 물어보지도 않는데 그런다'며 오히려 핀잔만 들었다고 한다.


학원을 옮기든지 교육청이나 국세청에 신고해 혼내주지 그러냐고 물었더니 누나 왈, 부모인 게 죄란다. 혹시나 그랬다가 학원 강사가 몰래 아이를 해코지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억울하지만 그냥 참고 넘어가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경험도 있었다.


최근 한 정육점 식당을 찾았는데 식사 후 신용카드를 내밀었더니 계산서가 두 장이었다. 기자가 그리 유명한 사람도 아닌데 계산서에 사인을 두 번이나 해야 했다.


정육점 식당은 고기를 파는 정육점과 테이블 비용만 받고 고기를 구워주는 식당을 겸업하는 곳인데 정육점은 면세 대상이고 식당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다.


기자도 국세청을 출입하다보니 주워들은 이야기가 있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일반인 중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다.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역시 식사 가격의 90%는 정육점에 청구됐고 나머지 10%만 식당 사용료였다. 기자가 먹은 고기 가격의 10%에 대해서만 세금을 물게 된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경험 사례를 더 들어보겠다.


무척 추웠던 이번 겨울 어느날 저녁이었다. 저녁 자리 약속이 있어 친구 한명과 약속 장소로 향하는데 거리에 붕어빵 장사가 보였다. 날씨가 무척 추운 날이라 고생이 참 많다고 혼잣말처럼 되뇌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한마디 한다.
그 친구 왈, "저 사람 저래 보여도 임대료도 안내고 세금도 한 푼 안 내고 장사하니까 우리보다 더 부자일 거다”라는 말이었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친구에게는 추운 겨울날 거리에서 손을 비벼가며 붕어빵을 파는 붕어빵 장수보다는 세금 한 푼 안 내고 장사하는 것이 더 강하게 느껴졌나보다.


그 친구가 붕어빵 장사를 측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누구는 십원 하나 빼돌리지 않고 제대로 세금을 내는데 누구는 세금 한 푼 안 내고 장사한다는 게 무척 거슬렸다는 것을 보면서 조그마한 세금 문제라도 큰 사회적 갈등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그럼 돈 조금 더 내더라도 떳떳하게 제 돈 내고 치료받고 학원도 신용카드를 받지 않으면 신고하면 되지 않느냐고 비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눈 앞의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달콤한 유혹에 빠지지 말고 교과서대로 살라고 강요하는 것만이 답은 아닌 것 같다. 


사회적으로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국세청이 정기적으로 세무조사를 하는 것도 세금을 많이 거두는 데 목적이 있기보다 개인이나 기업이 탈루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경계심을 주려는 것이 아닌지 싶다.


그런 점에서 국세청이 개인의 소득과 지출을 비교 분석하는 `소득-지출 분석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각종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그러나 역시 성공의 열쇠는 실효성일 것이다.


국세청이 각종 과세 인프라 구축을 통해 실제로 탈세를 잡는 데 성공한다면 올 연말에 국세행정 신뢰도 평가는 100점을 받을 것이다. 기자의 우려가 쓸데없는 기우였기를 바란다.

-------------------------------------------------------------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528호(2010.3.16)

 [조회: 3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