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독자여러분의 건강에 길잡이 역할을 할 「건강 코너」를 신설, 연재한다. 허종회 원장(현대한의원)이 가벼운 감기에서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에 이르기까 지 질병의 예방과 치료방책 등에 관해 기고한다. 7월이 되었습니다.
십이지지(十二地支) 가운데 오(午), 미(未)는 불(火)을 상징하는데 양력 7월은 음력 오월(午月) 말, 미월(未月)초 무렵이므로 火가 많은 계절입니다. 한편, '화난다', '울화가 치민다', '열받는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여름철의 火는 하늘의 화(天火)라 하고, 이와 같은 火는 사람 몸속의 화(人火)라 합니다.
우리 한의학은 병이 생기는 원인을 인체 외부에서 오는 것과 인간 내부에서 생겨나는 것을 모두 이야기해 왔습니다. 인체 외부에서 火가 왕성해지는 계절이 되면, 인체 역시 火가 많아지기 쉽습니다. 火라는 것은 태양처럼 생명을 길러주기도 하지만, 산 불처럼 태워 없애버리기도 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인간의 욕심과 감정이 격해져서 火가 생긴다고 합니다. 크게 노(怒)한다거나, 근심하고 슬퍼 한다거나, 놀라고 억울하거나, 불만족스럽거나, 뭔가 쌓여있는 것을 풀어내지 못하거나, 술에 취하고 과식하 거나, 성관계를 지나치게 하면 몸안에 火가 생겨납니다. 火는 당장 병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몸안에 계속 누적 되어 사람의 원기(元氣)를 해쳐 수십년 뒤에야 온갖 질 병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중풍(中風), 당뇨(糖尿), 고혈압(高血壓), 비만(肥滿) 등의 성 인병을 비롯하여 눈, 코, 입, 귀, 팔, 다리, 배, 가슴, 머리, 피부 등의 질환뿐 아니라 심지어 암(癌)마저도 火 가 주된 원인의 하나입니다. 이처럼 火로 인해 생긴 모 든 질병을 화병(火病)이라 하고 심화(心火), 울화(鬱火) 가 쌓였다고 합니다.
한의학에는 화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발전해 왔습니다. 인체의 火가 체온계로 재어 실제로 열이 있는 실열(實熱)과 환자 본인만 느끼는 허열(虛熱)의 상태로 나뉘기 때문에 치료법 역시 크게 사법(瀉法)과 보법(補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법(瀉法)에는 뭉친 것을 풀어주고, 막힌 것을 뚫어주며, 뜨거운 것을 식혀줄 수 있으며, 보법(補法)에는 음정(陰精)을 보하고, 氣를 보 하는 등의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대부분 오래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침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최근에는 추나(推拿), 첩대(貼帶), 약침(藥針) 등의 보조적인 치료법도 개발되었습니다.
화병이 비록 마음의 병이지만 몸에 쌓여 나타나는 것 이므로 화를 풀어내개 위해서는 한의사의 치료 외에 환 자 스스로가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합니다.
가볍게 손바닥을 두드리는 것, 어깨를 크게 돌려서 풀어주는 것, 운 동화를 신고 하루 2, 30분 정도 빨리 걷는 것 등은 좋은 방법입니다. 아울러 평소 생활에서 담배, 사우나, 체력에 맞지 않는 운동, 덥고 매운 음식 등을 금하는 것이 화병 을 예방하는 섭생법(攝生法)입니다. 火는 인간의 원기(元氣)를 상하게 하는 주된 요인입니다. 또 火는 몸에 쌓이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계절적으로 火가 왕성해지는 7월에는 몸속의 火도 더욱 강해질 수 있으므로 섭생에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허 종 회〉
- 현대한의원 원장
- (주)민족의학신문사 회장
- 한국민족문화협의회 수석부회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제 321호 (2001.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