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상이변이 철새 이동도 가로막았다.
지난달 중순까지 함박눈이 내리고 최저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는 등 봄철 이상저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경기북부지역에서 겨울을 보낸 철새들이 이동시기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남아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6일 고양.파주지역 DMZ(비무장지대) 생태 연구가들에 따르면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1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개리, 가창오리 등 대표적 겨울철새 대부분이 서부 민통선 지역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연구가 전선희(48.여)씨는 지난 4일 문산습지와 장단반도 일대에서 생태조사 활동을 벌이다 독수리 150여마리와 재두루미 9마리, 개리 350여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시지회 한갑수 지회장도 마지리 일대에서만 150여마리의 독수리가 최근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수리의 경우 3월말부터 4월초까지 몽골로 떠나고 두루미나 개리 등은 이동시기가 더 빨라 3월말이면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다.
전씨는 "두루미와 개리 등 겨울철새는 3월말이면 이동을 완료한다"며 "하지만 올해는 4월이 됐는데도 장단반도와 성동습지 등 경기 서북부 민통선지역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아주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기상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현재 기후 상태라면 최소 이달 중순까지는 이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산기상대 조사결과 실제 경기북부지역의 올해 3월 평균기온은 최근 5년 평균기온보다 0.8도 가량 낮았다.
문산의 경우 5년간 3월 평균기온이 영상 4.76도였으나 올해는 이보다 0.86도 낮은 영상 3.90도로 5년동안 가장 낮은 것으로 기록됐다.
동두천도 사정은 비슷해 5년 평균 영상 4.30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영상 3.50도로 0.80도 낮게 나타났다.
개화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문산기상대 관계자는 "계절식물을 관측하는데 3월 마지막 주에 개화하던 개나리의 경우 지난 2일 처음 관측됐으며 역시 3월말에 피던 진달래나 매화의 발화는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며 "봄철 기온이 낮아지면서 철새의 이동시기와 개화시기가 모두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9일부터는 예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주 내에 진달래나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