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빈>
드라마 '동이'를 등에 업고 주인공인 숙빈 최씨의 삶을 조명한 책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사학을 전공하고 역사 관련 글을 인터넷 신문에 연재하는 김종성의 '최숙빈'(부키 펴냄)은 최숙빈의 삶을 차례로 따라가며 전해지는 이야기와 소문의 진위를 살피고, 그의 생애를 재구성한다.
저자에 따르면, 최숙빈에 대해 흔히 전해지는 무수리 출신이라는 말은 근거가 없다. 무수리였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수리였음을 단정할 만한 사료는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궁녀 출신으로 보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무수리 출신이었다는 것은 그의 출신을 문제 삼으려는 반대파가 퍼뜨린 소문이거나, 그의 성공담을 과장하려는 사람들이 지어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최숙빈을 단순한 '신데렐라'로 보지 않고, 치열한 정쟁의 승리자로 내세우고 있다. 인현왕후와 장희빈 사이에서 어부지리를 본 여인이 아니라 숙종을 놓고 장희빈과 정면 대결을 벌이고, 서인 세력을 교묘히 조종해 장희빈에 이긴 '여인천하'의 승자였다는 것이다.
최숙빈은 서인 세력을 이용하면서도 겉으로는 '무소속' 이미지를 유지했는데, 저자는 이를 두고 실제로는 노론 정권의 힘을 이용하면서도 겉으로는 특정 붕당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탕평책'을 폈던 아들 영조와 최숙빈이 닮은꼴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최숙빈의 조선사>
대중적인 역사서를 써온 이윤우의 '최숙빈의 조선사'(가람기획 펴냄)도 숙빈 최씨의 미래를 대비한 정치력을 높이 평가한다.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모두 쫓겨나거나 죽임당하던 시절에 최숙빈만 천수를 누리고, 아들을 임금에 즉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아니라 정치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숙빈 최씨가 생전에 서인 출신인 영빈 김씨와 가깝게 지냈다는 점에 주목하며, 그것이 최숙빈의 정치력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영조는 영빈을 어머니라 부를 정도로 친밀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저자가 보기에 최숙빈이 영빈과 가까이 지낸 것은, 그래야 자기가 죽은 이후에도 서인 세력이 영조를 보호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숙빈이 항상 '근신하라', '조심하라'고 가르쳤다는 영조의 회상과도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책은 숙빈 최씨뿐 아니라 숙종과 인현왕후, 장희빈, 송시열, 영조 등 당시의 여러 인물에 대해서도 함께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