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약진하면서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경제환경이 달라지지 않은 만큼 거시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겠지만, 야당의 목소리가 커지는 정치적 역학구도 변화는 정부와 여당의 정책 추진동력 약화를 불러오면서 미시적 측면의 조정을 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당이 선거기간에 '부자감세' 철회는 물론 무상급식을 비롯한 다양한 복지공약을 내세운 점에 비춰 세제와 복지 정책에서 논란이 커지는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부자감세' 철회논란 재점화될 듯
당장은 이명박 정부가 집권 초기 내세운 감세 기조의 한 축이 흔들릴 수 있다.
재정 사정이 나빠지면서 감세보다는 비과세.감면 폐지와 세수 기반 확보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긴 했지만, 이미 예고된 법인.소득세 최고구간의 세율 인하조치는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
소득세는 구간별로 2%포인트 인하할 예정이었지만 최고구간만 '부자감세' 논란에 봉착하면서 2012년 시행으로 늦춰진 상황이다. 법인세도 낮은 세율은 내렸지만 높은 세율의 경우 2%포인트 인하 시행시기가 2012년으로 연기됐다.
민주당은 지방선고 공약에서 아예 소득세 최고구간과 법인세 높은 세율 인하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 담배와 술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려 했던 정부 방침을 올해 재추진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죄악세' 논란과 함께 서민들이 주로 찾는 기호품이라는 이유로 '반(反) 서민'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적극 추진 중인 비과세.감면 폐지 역시 감면 내용의 성격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재정 건전성 되찾아야 하는데..복지 요구 늘어나나
아울러 복지시책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2013~2014년 재정수지 흑자 전환을 목표로 잡고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야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복지정책 분야에서 추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상급식은 민주당의 핵심공약이었고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교육감 당선자도 적지 않다. 현재 100만명 정도가 혜택을 보는 저소득층 무상급식에는 매년 3천억원 정도가 들지만 이를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모든 학생들에게 확대할 경우 연간 1조7천억∼2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밖에도 만5세 무상교육 시행이나 최저임금 대폭 인상, 기초생보 비수급 빈곤층에 대한 생계.교육비 지원 등의 공약도 제시한 바 있어 복지정책 입안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복지 예산은 한 번 늘어나면 폐지하거나 줄일 수 없는 경직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모두가 재정 건전성을 걱정하고 있는 만큼 무작정 요구가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 힘빠지나..각종 현안서 추동력 약화 우려
정부는 그동안 미뤘거나 진척이 더뎠던 각종 현안들을 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할 작정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선거결과에 따라 경제정책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추동력 약화가 우려되면서 정책 추진 환경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예컨대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이 심한 서비스업 선진화가 대표적인 예다.
이미 보류된 안경사나 이·미용사 진입규제 완화방안은 물론이고 정부 내부에서도 반론이 적지 않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문제도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봉구조를 기본연봉, 성과연봉, 기타수당으로 항목을 단순화하고 성과에 따라 연봉 차등 폭을 20~30%로 만드는 공공기관에 대한 보수체계 개편도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왔지만 노동계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스료 연동제 복귀나 전기요금 인상 등 지금껏 미뤄왔던 공공요금 인상도 점쳐지지만 7월말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는데다 민심을 살펴야 하는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가스료.전기료와 관련, "아직 시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탓에 이달 하순 나오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