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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3121]
국세청기자실 - 지방선거 이후가 걱정된다

 

      김 종 철

 오마이뉴스 기자

 

6월 지방선거가 끝났다. 정부의 ‘천안함 사건' 발표와 대북 강경조치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북풍(北風)이 매서운 선거였다. 이 때문에 무상급식을 비롯한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등 정책 이슈들은 국민들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천안함 사건의 소용돌이가 혼란을 주었지만 국민들은 나름의 판단하에 투표를 했고, 선거 종료와 함께 일상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선거가 끝난 지금부터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후보들은 이번에도 앞다퉈 각종 개발공약 등을 쏟아냈다. 수도권에선 수십조원짜리 지하철도망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다른 지방도 규모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들 공약이 제대로 집행될지 의문이기도 하지만, 집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환경 교통 문제 등은 또 다른 문제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의 지방의 살림살이를 조금이라도 들춰보면, 과연 이들 후보들이 내세웠던 각종 약속들이 지켜질 수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각 지방의 곳간은 점점 비어가고 있는데, 무슨 돈으로 각종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물론 후보들은 민간 자본을 유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자본 유치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설령 된다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비용 부담만 커지게 마련이다.)


우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의 총 세입은 지난 2000년 65.1조원이었다. 이후 2008년에는 144.5조원까지 증가했지만, 작년에는 137.5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유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세외수입이 줄어들었고, 정부의 감세정책 등으로 지방으로 들어오는 교부세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 전국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 59.4%였던 것이 2009년에는 53.6%였다. 다른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좋았던 광역시는 같은 기간 동안 더 하락폭이 컸다. 2000년 84.8%에서 작년엔 72.7%였다. 물론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단위 지역의 경우 같은 기간 22.0%에서 17.8%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자치단체간의 양극화도 심각하다. 광역시도를 보면, 서울의 경우 과거보다 재정자립도가 하락하고 있지만, 2009년 90% 수준을 보이고 있고, 인천도 74.2%다. 하지만 부산은 58.3%, 대구 54.7%, 광주 48.3%, 대전은 59.3%다.

 

대신 자동차와 중공업 등의 기반시설을 갖춘 울산의 경우는 비교적 높은 67.7%를 기록하고 있다.


광역시도를 뺀 시군구 기초 지자체로 가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제주도를 뺀 242개 전국 기초 지자체의 2008년 재정자립도를 보면, 50%를 넘는 곳이 32곳에 불과했다. 전체 기초 지자체의 40.9%가 재정자립 20%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지자체가 다른 지방보다 낫다고 하지만, 이 역시 지역마다 재정수준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09년 서울시의 25개 구별 재정자립도를 보면, 노원구가 29.2% 등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가 8개나 되며, 70%가 넘는 구의 경우는 5곳으로 돼 있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자립 수준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이미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부산 남구의 경우 작년 정부에서 108억원의 교부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27억원이 줄어들면서 직원 인건비를 주기위해 2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광주, 대전 등 일부 자치구의 경우는 재정난으로 직원들 월급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와 있다.


지자체의 재정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이들 자치단체의 순채무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4월 2009 회계연도 국가결산자료를 보면, 지방정부의 순 채무는 13.5조원에 달했다. 2007년 9.8조원, 2008년 10.1조원이었던 감안하면 순채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이미 중앙정부 역시 그동안 대규모 감세정책과 함께, 4대강 사업 등 각종 토건사업으로 작년 한해만 52조원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여력이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다.


또 지방세의 주요한 부분인 취, 등록세 역시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저출산 고령화의 진전, 지방인구의 수도권 유입 등으로 지방세원은 갈수록 줄면서, 재정 역시 악화될 여지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앙정부는 국가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해 ‘기우'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라 빚의 증가속도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고, 수백조원에 달하는 국가채무는 결국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지방 역시 마찬가지다. 자치단체의 재정상태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도, 단체장들은 앞다퉈 호화청사를 지어 올리거나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자신들 임기동안 ‘치적 쌓기'에 여념이 없다. 지역주민들의 문화나 교육, 복지 인프라에 대한 요구와 수요는 늘고 있지만, 단체장은 크게 아랑곳하지 않는다. 반복되어선 안된다. 이젠 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중앙이든, 지방이든 미래가 보이질 않는다. 선거가 끝난 후 지방이 다시 걱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무사신문 제533호(2010.6.3)

 [조회: 3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