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홍승면 부장판사)는 4일 세무조사 대상 기업에 미술품을 사도록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국세청 간부 안원구 씨에게 징역 2년, 추징금 4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서모씨에게 받은 3억원이 부인 홍혜경 씨가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돈은 안씨가 빌린 것이고 당시에는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사퇴 압력을 받자 문제가 될 것에 대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세청 고위 공무원으로 세무조사에 개입하고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것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재판과정에서 관련자의 진술이 허위라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할 뿐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안씨의 공소사실 가운데 B 건설 사주 김모 씨, S사 사주 이모 씨에게 세무조사 관련해 알선했다는 혐의(알선수재)와 세무조사 대상 기업인 I사와 M 화재가 홍씨의 회사와 용역계약을 하거나 홍씨로부터 그림을 사도록 했다는 혐의(뇌물수수)는 무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림 구매에 세무 조사 외에 다른 동기나 막연한 기대 등이 개입돼 있고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사항의 알선으로 볼 수 없거나 그림 구입 및 용역 계약 사실을 안씨가 알았던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안씨는 2006년 11월 국세청이 세무조사 중이던 M 화재 고위직 이모 씨가 `세무조사가 잘 끝나게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홍씨의 화랑에서 미술품을 사게 하는 등 6개 업체로부터 총 19억9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본인이 취하거나 홍씨가 취득하도록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 기소됐다.
홍씨는 작년 11월 안씨가 체포되자 `국세청과 정부 등이 남편의 퇴직을 종용했다'고 주장하며 녹취록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