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본격 도입으로 국내 기업 회계문화와 관련 업무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올 국제회계기준(IFRS)이 수년 뒤에는 또다시 바뀐다.
글로벌 회계기준의 양대 산맥인 유럽 방식 회계기준인 IFRS와 미국 회계기준(US-GAPP)이 2013년 시행을 목표로 통합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당국과 한국회계기준원에 따르면 IFRS 제정기구인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IFRS 미가입 상태인 미국의 기준수정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형태로 내년 6월까지 회계기준 통합작업을 거쳐 세계 단일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을 가입시켜 IFRS를 실질적인 '세계기준'으로 만들기 위한 이 통합작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2008년 11월 미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도 '단일 회계기준 채택'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US-GAPP를 근간으로 회계문화를 발전시켜온 한국은 세계적 대세를 따라 IFRS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IFRS 내년 전면 도입을 추진함으로써 국내 회계문화 전반에 지각변동을 겪은 뒤 3년여 만에 다시 한번 변화를 맞게 된다.
변화 폭은 IFRS와 US-GAPP의 통합 논의에 따라 달라진다. IFRS가 US-GAPP의 수정 요구를 대폭 받아들이면 그만큼 한국이 다시 감수해야 할 변화 폭도 커진다.
현재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금융상품의 가치 측정과 대손충당금 설정 방식에 있어서 위험 요인이 뚜렷하게 현실화 했을 때 반영하자는 IFRS 측과 일정 정도를 사전에 반영해야 한다는 미국 측 주장이 맞서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무게가 실리고 유럽이 재정위기에 직면하면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강화된 미국 측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통합 논의가 큰 폭의 변화를 예고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는 "통합논의에서 금융상품 가치 측정과 대손충당금 설정 방식에 있어 미국 측 입장이 반영될 경우는 우리가 도입한 IFRS를 다시 한번 상당 부분 손질해야 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기업이나 관련기관 등은 다시 한번 회계업무 조정을 위해 홍역을 치르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우리가 IFRS 본격 도입을 결정할 때 예상하지 못했던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통합 논의 일정이 다소 지연될 수는 있겠지만 결과에 따라 한국이 채택한 IFRS에 여파가 미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외환위기를 겪고 있던 1998년 12월 '회계기준을 국제회계기준에 합치시키라'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업회계기준을 전면 개정했다.
이어 정부는 2000년 민간단체인 회계기준원에 위탁해 IFRS를 반영한 28개 기준서를 2007년까지 제정토록 했다. 2006년에는 'IFRS 도입준비단'을 구성했으며, 전문가 논의를 거쳐 2007년 현재 실행 중인 'IFRS 도입 로드맵'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