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경제보고서 세미나'에서 의료서비스 선진화 방안을 놓고 찬반 논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OECD의 권고대로 조속히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도입하고 일반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보건복지부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OECD는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보건.의료 부문의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해 올 하반기부터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성 재정부 미래정책관은 "의료비 지출의 급증을 막기 위해 포괄수가제 확대, 약품 사용량 감축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의약품 가격체계 개선, 불법 리베이트 근절, 복제약 가격 인하 등은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의료지출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은 보험료보다 간접세가 좋기는 하지만 사회적 형평성 측면에서 간접세가 낫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허용 문제는 실질적인 내용과 상관없이 이념적인 논쟁 때문에 합리적인 대안 마련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정책관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국가는 없다"며 "단계적인 도입을 통해 과다한 의료비 상승 우려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완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재의 포괄수가제는 의료 비용이 비싼 의료기관만 참여해 오히려 의료 지출비만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랜달 존스 OECD 한국담당관은 "한국의 부가가치세는 낮은 편이라 간접세가 직접세보다 시장친화적이므로 의료재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비영리법인인 병원은 사실상 영리행위를 추구하는 상황이므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통해 병원의 투자재원을 은행 대출뿐 아니라 자본시장을 통해서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노길상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담뱃세를 인상하라는 OECD 권고는 동의하지만 의료 개혁은 정치적인 측면과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추진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는 허용하기 어려우며 의사 수를 무조건 늘리기보다는 국가의 특수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면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여부는 필수 공익의료 확충, 공공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보완 방안과 병행해 장기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석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OECD가 권고한 일반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배 관련 세금, 부담금 인상이 중요하며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은 의료 서비스 양극화와 의료전달체계 붕괴 및 의료비 증가가 우려되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