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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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4980]
특별기고-세무사의 미래 과연 밝은가?
전문자격사 진입장벽 없애는 것이 정부의 방향 … 세무사 자격 영속하리란 보장 못해

변화 환경에 대응할 비전·철학세워 실천해야

      조 용 근
한국세무사회 회장


‘세무사’라는 자격사가 계속 존속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최근의 정부 정책은 전문자격사의 미래를 불투명한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소위 ‘전문자격사제도 선진화 방안’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전문자격사에 대한 개방도 추진되고 있다.

우리의 세무사제도는 자격과 직무 등을 법으로 보장하는 대륙법계의 독일 세무사제도를 모델로 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영미식으로 전환하려는 것 같다.

전문자격사제도 선진화 방안의 핵심 내용은 이런 흐름에 기반해 세무사를 포함한 다른 자격사의 업무영역에 대한 진입장벽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EA(세무신고대리인)제도가 있는데, 우리와 달리 미국국세청(IRS)에서 근무한 경력자는 간단한 시험을 거쳐 EA 자격을 주고 있다. 한마디로 세무사 자격이 있는 사람만 세무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실무능력이 있고 일정 요건만 갖추면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문호의 개방이다.

자격사 선진화방안 하반기 결론

전문자격사를 통합하여 궁극적으로 변호사, 회계사 양대 자격사제도로 개편하고자 하는 방향인 로스쿨제도 역시 전문자격사 선진화방안과 맥이 닿아 있다.


회계사를 제외한 세무사, 변리사, 법무사, 관세사 등은 로스쿨의 세무, 특허 등 각 분야별 전문 변호사로 배출되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도입 여부는 금년 하반기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세무사와 관련해 근간의 상황만 보더라도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세무사 징계의결권의 국세청 이관’과 ‘세무조정 교차수행’을 심도있게 검토했다. 세무사업계의 일대혼란을 가져오는 이 중차대한 조치는 청와대에서 직접 성안되고 추진됐다.


우리 회는 직역 이기주의의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1년간 극비리에 고위층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만나 제도 도입의 부당성을 끈질기게 설득했으며, 천신만고 끝에 최근에야 없던 일로 무마되었다.


이는 현 정부와 권력핵심의 세무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세무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환경이 이런데도 아직 우리 내부에서는 ‘기장 몇 건이냐’, ‘조정 몇 건 하느냐’하는 50여년간 지속된 관행과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세무사회 안팎에서는 지극히 지엽적인 부분을 놓고 구성원들이 ‘맞느니, 틀리느니’ 하기만 할 뿐 장래에 대한 고민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세무사와 한국세무사회가 살아남고 영속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변화될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비전과 철학을 세워야 하고 즉각 실천해야 한다. 자격사 업무에 대한 독점성을 고집하며 현실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독자적인 업무영역 개척에 나서야 할 때다. 위기 속에는 반드시 기회가 있다.

위기를 기회로!

회장 취임이후 지난 3년간 세무사의 위상제고와 업무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회원의 성원에 힘입어 부족하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감히 자부한다.


그 중 관련 자격사단체의 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 초 법개정을 통해 ‘비상장주식 평가기관에 세무법인이 포함’된 것은 세무사가 컨설팅업무를 확보해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무사업계의 위기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신고검증제’의 도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신고검증’은 ‘세무조사’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다. 국세청이 실시하는 세무조사는 인력의 한계 때문에 매년 전체 신고기업의 2∼3% 정도만 검증을 받고 있을 뿐 이다. 이로 인해 납세자간에 불공평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일정 요건을 갖춘 세무법인이 신고 후 적정 여부를 검증해주면 이런 불공평 문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신고검증은 세무사만이 할 수 있는 전문 분야이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세무사의 업무영역은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납세자의 세무신고 내용을 검토하여 탈루가 있으면 세금을 추가 납부하도록 하고, 세무사는 추가납부로 인해 늘어난 세수의 일정 부분을 국가로부터 교부금 형식으로 받게 하는 제도이다.


신고검증제가 실시되면 납세자와 과세당국, 그리고 세무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납세자는 ▲탈루 부분을 빨리 발견하여 늦게 납부함으로 인한 추가부담을 줄일 수 있고 ▲신고검증을 통한 성실납세의 자부심을 가지게 되며 ▲무엇보다 세무조사에 대한 부담없이 본연의 사업에 충실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과세당국의 입장에서는 ▲탈루방지에 따른 세수증대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로 인한 공평과세가 이루어지며 ▲특히 세무조사와 관련한 직원의 부조리를 막을 수 있게 되며, 국세청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되는 등 많은 유익이 있을 것이다.


특히 세무사의 측면에서는 ▲비록 업무는 늘어나지만 국가 공익을 위한 봉사와 헌신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더불어 ▲조세전문가로서 많은 역할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신고검증제 확보와 함께 오랜 숙원사업인 세무사 징계의결권과 세무사 등록업무를 우리 세무사회가 맡아 할 수 있도록 현재 관계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


참고로 일부에서 세무사징계요구권이 지방국세청장까지 확대된 사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치유책은 세무사징계의결권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 세 가지의 당면 현안이 성사될 때 우리 세무사의 위상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납세자·정부에 감동 줘야

그러면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갖춰야 하는가?


첫째, 무엇보다 과세당국과 납세자(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진한 감동을 줘야 한다. 감동은 봉사와 헌신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되며, ‘나눔과 섬김’을 통해 납세자에게 가까이 다가갈 때 가능하다.


2년 전 전회원이 유가환급금 무료신고 대행에 나서 납세자와 정부에 감동을 주자 전자신고세액공제 대폭 확대 등 세무사업계에 많은 혜택이 돌아왔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둘째, 발상이 전환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고, 이를 위한 창조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현대는 변화의 넘어 가히 혁명의 시대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도태될 수밖에 없고, 구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지 않으면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셋째, 감성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감성적인 사고를 통해 납세자와 세무당국 등에 마음을 읽고 진실로 대해야 상대방 마음 또한 얻을 수 있다. ‘내 것을 우선 취하겠다’는 자세에서 벗어나 ‘먼저 주고 섬긴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Give and take(주고 받기)’가 아니라 ‘Give, and take(먼저 주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의 자세를 견지할 때 상대가 감동한다. 소탐대실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 나가자. 그래야 발전이 있다.


우선 나라와 정책당국과 사회 모든 구성원들을 감동시키기 위한 ‘나눔과 섬김’의 5대 원칙을 당장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지금부터’다. 둘째는 ‘나부터’이다. 그리고 세 번째가 ‘여기서부터’, 네 번째가 ‘작은 것부터’이며 마지막 다섯 번째가 ‘실천 가능한 것부터’ 이다.

 

세무사신문 제534호 (2010.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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