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을 기부해 장학재단을 만들었고 순수히 장학사업을 벌였는데 편법 증여라며 엄청난 세금을 부과한 게 말이 됩니까. 이번 판결은 '진실의 승리'입니다"
15일 수원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사업가 황필상(63)씨는 "세무공무원의 잘못된 행위로 기부문화의 위축을 가져올 뻔했는데 천만다행"이라고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황씨는 "20년 동안 납세실적이 좋아 표창까지 받은 건강한 회사와 매년 200명 이상의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며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장학재단이 문을 닫을 뻔 했다"며 승소 판결을 환영했다.
황씨는 지난 2002년 8월 자신이 창업한 ㈜수원교차로의 주식 90%(200억원 상당)와 현금 15억원을 모교인 아주대학교에 기부해 구원장학재단을 만들었다.
그러나 6년 뒤인 2008년 3월 장학재단에 대한 세무조사가 실시됐고 같은 해 9월 140억여원의 증여세 과세고지서가 수원세무서로부터 날아왔다.
장학재단에 대한 기부라도 현금이 아닌 주식일 경우 '무상 증여'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공익재단 등을 이용한 기업의 편법 증여 등을 막기 위해 기업의 공익법인에 대한 기부 가운데 주식이 5% 초과, 100% 미만일 경우 최고 60%의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수원세무서는 이어 2008년 11월 세금 체납을 이유로 장학재단 소유의 주식과 부동산을 압류했다.
이에 장학재단은 지난해 9월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여 3만여명의 지지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당했고, 결국 같은해 1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세무서는 장학재단의 은행예금도 압류했지만, 다행히 고충민원신청을 통해 압류가 풀리며 장학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황씨는 "순수한 기부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나라 망신을 시키는 것"이라며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이상 없도록 헌법소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황씨는 1991년 수원에서 수원교차로를 창업해 10년만에 연매출 100여억원, 순이익 20억여원의 알짜 기업으로 키웠으며,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환원하겠다는 평소 신조에 따라 전재산을 기부해 장학재단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