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재정 사정이 악화되자 기업의 자금 돌려막기식으로 재정투융자기금을 일반회계로 전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의회는 2일 오전 중구 태평로 본관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서울시가 재정투융자기금을 7천억원을 일반회계로 불법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재정투융자기금을 일반회계로 전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조례가 6월30일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7월15일부터 효력이 발생했지만 서울시는 조례 통과 직후 기금을 일반회계로 돌렸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도시기반시설과 지역개발사업 등 대규모 투자 사업에 대한 융자를 목적으로 설치해 운영하는 재정투융자기금은 2008년 말 5천45억원에서 올해 6월말 현재 122억원으로 줄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재정 조기집행 등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돼, 시금고 운영 이자 수입이 2008년 1천550억원에서 2009년 179억원으로 급감한 반면, 시금고를 운영하는 우리은행에서 빌린 일시차입금에 대한 이자 지출은 59억8천700만원에 달했다.
올해에도 6월 말까지 이자 수입은 45억원에 그친 반면 3∼6월 2조2천200억원을 은행에서 빌려 쓰면서 29억원의 이자를 지출해 작년과 별 차이가 없었다.
시의회는 또 서울시가 기금을 일반회계에 전입하는 과정에서 SH공사에 상환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기금 융자액 3천억원을 갚도록 하면서 SH공사의 자금사정 또한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SH공사는 서울시 기금을 포함한 빚과 이자를 갚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만 1조4천900억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했다. 이는 SH공사가 작년 한해 발행한 어음 규모보다 6천800억원 많은 것이다.
SH공사는 작년 말 기업회계 기준 부채가 16조3천455억원이고, 2006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이자만 1조6천616억원을 지출했으며, 올해에는 6월까지 이자로만 매일 15억3천500만원씩 총 2천763억원을 지급했다.
SH공사의 차입한도액은 금융차입금 2조4천533억원과 국민주택기금 4천168억원 등 2조8천701억원이지만 지난해 61% 늘어 4조6천204억원이 됐다.
SH공사가 빚을 갚기 위해 빌려오는 차환 규모도 마곡도시개발지구사업 8천700억원, 동남권유통단지조성사업 1조2천억원이고 빚을 갚기 위해 빚낸 돈만 3조4천195억원이다.
김명수 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르면 이달 중 재정분석 태스크포스(TF) 운영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 재검토를 서울시에 요구할 것"이라며 "서울시가 재정계획을 재점검하지 않을 경우 재정운용 문제와 SH공사에 대한 행정사무조사권 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세계적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돈을 풀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나선 서울시의 고민이 매도되고 있다"며 "기금을 일반회계로 전입한 것은 지방재정법에 근거한 것으로 불법ㆍ편법이 없었으며, 이자를 줄이기 위해 내부 돈을 활용하는 것은 재정운영의 상식"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