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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기자실] 금연세와 세무사 - 정욱 매일경제신문 기자

 

세금을 올리는 일은 쉽지 않다. 담당 공무원을 빼놓고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다.


그래서 세금을 올리는 일은 항상 시끄러운 논란을 가져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인상 때도 유달리 ‘잡음'이 덜한 세금이 하나 있다. 칭찬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담배세다. 세금 인상을 주장하는 공무원이 오히려 더 당당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죄악세'라는 험악한 별명까지 붙어있는 세금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진수희 장관은 "담배는 가격 정책 동반 없이는 성

공하기 힘들다”며 세금 인상을 추진했다. 기획재정부까지 맞장구를 치면서 확실해 보이던 인상은 ‘친서민' 기조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보된 상태다.


담배세에 대한 불만이 적은 것은 ‘가격 인상이 흡연율을 낮출 것'이라는 점에 다들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때문이다. 또 담배와 흡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도 비판이 적은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말 외에는 그럴듯한 세금인상 반대 이유도 듣기 쉽지 않다.


10월 1일부터 담배세 인상이 전격 시행된 일본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담배 한 개피당 3.5엔씩 세금이 오르면서 JT의 마일드세븐이나 BAT의 켄트는 300엔이던 가격이 410엔으로 껑충 뛰었다. 필립모리스의 말보로 역시 320엔이던 것이 440엔으로 올랐다. 담배회사들은 가격 인상과 함께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JT의 경우 25%의 시장규모 축소를 점치고 있다.


세금 인상으로 흡연률 감소라는 목표가 실현될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이는 납세의 영역 안에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의 얘기다.
과거 사례를 보자. 지난 2004년에 40% 이상 담배세를 높인 프랑스에서는 흡연율(26%)은 증세 1년 뒤엔 23.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008년 흡연율은 다시 26.2%선을 회복했다. 국경을 넘어 저가 담배들이 범람한데다 소비자들의 담배 가격에 대한 거부감도 옅어진 때문이었다.


우리는 국경을 통한 이동이 프랑스처럼 자유롭지 않으니 단순비교는 쉽지 않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섬나라인 영국에서도 1990년대 건강증진의 목적으로 담배세가 인상된 후 시장의 30%를 밀수된 담배가 잠식했다.


담배세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담배 밀수가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손숙미(한나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적발된 밀수 담배의 규모는 총 195억원(762건)에 달했다. 연도별 밀수 금액도 2006년 16억 원이던 것이 올해엔 7월 현재 109억 원까지 늘었다. 올해 적발된 밀수 담배 중에는 수출용으로 세금이 면제됐던 국산 담배를 해외로 수출하지 않고 밀수입하려다 적발된 경우도 65억 원에 달했다. 세금을 올리면 이 같은 밀수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세금인상이 국민 건강 증진과 세수확보라는 당초의 목표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지는 대목이다. 또 금연 확산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계획과는 달리 세금이 아무리 늘어도 금연을 돕기 위한 지원은 달라지지 않는다. 세금을 높이는 원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단순한 세율 인상 외에도 밀수 단속 강화, 품질 검사 강화 등을 수반한 전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또 흡연자들의 금연을 돕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의 제공도 병행되지 않으면 흡연인구는 쉽게 줄지 않을 것이다.


‘세금'은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그러나 세금은 알면 알수록 복잡해지고 1300만 명의 납세자가 1300만가지 고민을 갖고 있다. 과세자와 납세자의 중간에 서 있는 세무사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참고로 독자분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말씀 드리자면 기자는 흡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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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542호(20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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