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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282]
정부, 자본유출입 고삐 다시 죈다
[연합뉴스 2010-11-19]
외인 채권투자 과세 환원 공식 선언

선물환규제.은행부과금도 조만간 발표

 

정부가 18일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과 양도차익에 대해 다시 세금을 물리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은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국내 유입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양적 완화(유동성 공급)는 물론 선진국의 초저금리 기조로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에 밀물처럼 밀려들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향후 위기가 닥칠 때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위기를 증폭시키는 악영향을 우려한 것이다.

  

정부는 이런 맥락에서 의원 입법으로 이미 법 개정안이 상정된 이번 조치 외에도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선물환 포지션 규제 강화나 은행의 비예금성 부채를 중심으로 매기는 부과금 도입 등 추가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환원 공식화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국인 채권자금 흐름과 국제적 논의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국회에 제출된 의원입법안의 기본 취지에 동의하고 신속히 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2일 한나라당 강길부 의원과 김성식 의원이 각각 발의한 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을 수용하되 구체적인 방법은 국회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비과세 특례를 종료하고 과세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법 개정에 따라 같은 해 5월 21일부터 외국인의 국채와 통안채 투자에 대해 시행된 이자소득(14%)과 양도차익(20%) 법인.소득세 원천징수 면제는 없어지게 됐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상황 변화에 따른 과세의 '환원'임을 강조했다.

  

비과세 특례가 시행되던 작년에는 확장적 재정으로 국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채권시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라도 외국인에 대한 유인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달러자금이 넘치면서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0월 말까지 외국인 상장증권(주식+채권) 순투자액 38조4천억원 가운데 채권이 21조1천억원일 정도로 채권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총채권 중 외국인 비중은 2008년 4.3%에서 작년 5.6%, 올해 10월 말 현재 7.1%까지 상승했다.

  

또 국고채 중 외국인 비중도 2008년 8.4%에서 지난달에는 14.9%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외국인 채권 투자가 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경제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정부 역시 외국인 채권 투자의 급증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유지하는데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자산가격 거품을 일으켜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지난해 비과세 특례를 도입할 당시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이 면제하고 있어 우리도 과세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에 맞추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는 반론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정부가 추진했던 씨티그룹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국고채 발행한도가 83조9천억원으로 잡혀 있는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줄어들 경우 국채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세 어떻게 하나..탄력세율에 무게
강길부 의원과 김성식 의원의 개정안은 과세로 되돌리는 것에서는 일치한다.

  

다만 방법론에서는 김 의원은 종전 과세체제를 그대로 가자는 것인 반면, 강 의원은 0~14%의 탄력세율제를 도입해 시행령에서 상황에 따라 세율을 조정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강 의원의 개정안은 정부와의 사전교감에 따른 것인 만큼 향후 국회에서 탄력세율제 도입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임 차관도 "탄력세율의 경우 금융시장 급변 상황 등에 대비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전한 정책수단'으로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탄력세율을 도입하면 국채의 만기에 따라 세율을 차등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임 차관은 "법 기술상 세율을 장단기로 구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지금은 외자유입의 유인책을 줘야 할 상황은 아니므로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법 시행일과는 별도로 두 의원이 명시한 '경과조치'에 주목했다. 이 경과조치에는 법안 제출일인 '11월12일 이전에 취득한 국채 등에서 발생한 소득은 종전 규정을 따른다'고 돼 있다. 임 차관은 "11월12일 이전 매수분에 한해 비과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무게를 실었다.

  

이 경우 통상 소득세.법인세법 개정안이 다음해 1월1일부터 시행되는 관행에 비춰 내년 1월1일부터 법이 시행되더라도 지난 13일부터 국채나 통안채를 사들인 외국인은 개정법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13일 이후에 샀더라도 시행일 이전인 연말까지 팔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물론 지난 12일까지 외국인이 매수한 국고채에 대해서는 법이 시행된 뒤인 내년에 팔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채권 투자 과세는 상당수 국가가 이중납세를 방지하고 있어 세금부과 자체에 대한 부담은 적다.

  

실제로 홍콩처럼 자국 기업의 국외원천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하는 일부 국가에는 비과세 조치의 효과가 있었지만, 외국납부세액공제제도를 운영하는 등 국외원천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하지 않는 상당수 국가의 투자자에게는 세제 측면의 실효성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원천징수를 하는 나라의 채권에 투자하면 그에 따라 전산시스템도 갖추고 번거로운 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부담도 크기 때문에 과세 전환의 효과는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선물환규제.은행부과금도 조만간 발표
정부가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3대 방안 가운데 외국인 채권 투자 과세 방침을 제시한 데 이어 조만간 선물환 규제와 은행부과금 도입 방안도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다.

  

임 차관은 추가 조치와 관련해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서 광범위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시기를 연내라고 확정할 수 없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가로 내놓을 방안의 1순위는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선물환 규제가 꼽힌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외은지점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자기자본의 250%로 제한했으며 내년 1월부터 이를 200% 아래로 강화할 방침이다.

  

외국환거래규정은 분기별로 한도를 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정부는 125%까지 낮출 수 있지만 시장의 충격이 있을 수 있어 200% 안팎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2차 특별검사를 벌이면서 선물환 규제의 준수 여부 외에도 역외선물환(NDF) 거래 등에 대한 실태도 파악하고 있어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규제도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은행의 비예금성 부채에 부과금을 부여하는 방안도 도입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6월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은행세 문제를 각국 재량에 맡김에 따라 활동을 중단했던 은행부과금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다시 가동해 도입 여부와 부과 대상, 시기, 부과금의 활용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유럽 일부 국가들은 금융위기 당시 금융권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재원을 마련하고자 은행세를 도입하고 있지만 우리는 상황이 달라 정부가 도입 방식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럽 국가처럼 은행의 비예금성 부채 전체에 부과하기보다 외화부채, 또는 단기 외화부채에만 물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현송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은 지난 12일 서울 G20 정상회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은행부과금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해 정부가 도입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신 보좌관은 "은행부과금의 효과는 1석 3조"라며 비예금성 부채의 급증으로 부동산 대출이 과열되는 것을 제어할 수 있고 전체 경제의 안정성을 도모하며 재원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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