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월 마련한 내년도 세제개편안의 핵심 정책들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특히 정부안의 뼈대인 일자리창출을 위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는 유명무실해졌으며 고소득 전문직의 탈세를 막기 위한 세무검증제도 도입도 무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조세소위에서 합의한 세법개정안을 의결하고 소득세 추가 감세 조정안을 표결을 통해 처리할 예정이다.
조세소위가 6일까지 합의한 세법 개정안은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세제개편안을 누더기로 만들 정도로 대폭 손질됐다.
우선 정부가 내년 세제개편안의 제목을 '일자리 창출'로 붙일 만큼 의욕적으로 도입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는 임투세액공제의 연장에 따라 사실상 실효성을 상실했다.
조세소위는 임투공제를 1년 연장하되 현행 투자액의 7%를 공제하던 것을 지방.중소기업 투자분에 대해서는 5%로, 과밀억제권역외 수도권 대기업에 대해서는 4%로 낮추기로 했다. 또 여기에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를 1%포인트씩 추가해 공제율을 각각 6%, 5%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임투를 폐지하는 대신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밖의 지역에 한해 고용인원 1명당 1천만원(청년은 1천500만원)씩 공제하되 공제율을 7%로 제한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는 임투의 보조수단으로 전락했다.
정부가 물적 자본 중심의 투자지원제도에서 인적.지적자본 중심의 세제지원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의미를 부여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는 도입 첫해부터 의미가 퇴색됐으며 내년에도 법인세 인하 조정과 함께 논의되면서 변질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임투 폐지에 따라 세수가 1조5천억원ㅇ 늘고 고용유발투자 세액공제 신설로 5천억원이 줄어드는 등 내년 세수가 1조9천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조세소위 결과 세수 증가분이 크게 줄어 재정건전성 회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연간 비과세.감면 규모가 2008년에 29조원을 넘고 작년에도 28조원을 웃돌면서 국가재정법이 정한 국세감면한도를 2년 연속으로 어겼으나 비과세.감면 축소의 핵심인 임투가 연장되면서 또다시 국세감면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정에 보탬을 주고자 새로 도입하기로 한 세무검증제도 역시 이해관계자들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조세소위는 현금영수증 의무발급업종인 변호사와 회계사, 병.의원, 학원, 예식장 등을 영위하고 연간 수익이 5억원 이상이면 소득세를 신고할 때 세무사나 회계사로부터 정확성을 검증받도록 한 세무검증제도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당초 이들을 대상으로 현금영수증 발급의무자를 확대하기로 했으나 지난 9월 규제심사 과정에서 무산된 바 있어 고소득 전문직의 세금 탈루를 막으려는 방안이 잇따라 좌절됐다.
이밖에 지방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된 지방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감면을 연장하는 방안도 조세소위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 방안에는 수도권의 골프장과 지방 대중골프장 등이 각각 반대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용목적의 성형수술에 부가세를 부과하는 부가세법 시행령 개정안과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환원,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2년 완화 등은 정부 방침대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