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경제의 종합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성장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경우도 많지만 주요 정책 방향과 관련된 쟁점 현안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내년이 이명박 정부가 정책추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인 집권 4년차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친서민, 동반성장이 최대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서비스업 선진화, 감세 기조, 자무무역협정(FTA) 비준 등 이해관계가 갈리는 굵직한 현안이 대기 중이다.
◇5% 성장 가능할까..친서민 강해질듯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5% 내외다. 다른 기관이 기존 전망치 대비 소폭이라도 하향 조정하는 흐름에서 정부만 5%를 고수한 게 특징이다.
한국은행이 4.5%, 한국개발연구원 4.2%, LG경제연구원 4.1%, 국제통화기금ㆍ경제협력개발기구 4.2% 등 4.5% 이하가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5% 전망은 장밋빛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올해 성장률이 6%를 웃도는 기저효과가 있는데다 선진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데다 불안요인까지 상존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성장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전망치에 보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제6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도 기업도 대비를 잘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24일 "대외여건 악화 가능성 등 하방위험이 있지만 세계 경제의 만한 회복과 내수 증가를 바탕으로 5% 안팎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기조는 친서민 색깔이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함께 잘사는 선진일류경제'를 모토로 내세운 내년 경제정책에도 '따뜻한 서민경제'가 핵심 목표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재정 일자리 사업을 지속하고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에 속도를 내며 취약계층 지원과 중산층 확충에도 나서는 게 친서민의 뼈대를 이룬다.
물가 잡기에 주력하겠다는 정부 입장은 우선적으로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지만 민생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친서민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친서민 흐름은 정부가 이미 2012년 예산을 보육ㆍ의료ㆍ교육 등 3대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2단계 서민희망예산'으로 규정한 것이나 내년 세제개편도 민생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에서 그대로 읽을 수 있다.
◇난제 산적..서비스업 선진화에 승부수 던지나
그동안 진척이 없던 핵심사업이나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관심의 대상이다.
대표적인 게 현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서비스업 선진화다. 현재 수출.제조업 중심의 한국경제가 균형 성장을 하기 위해선 내수 기반을 넓히고 일자리도 만들 수 있는 서비스업 선진화가 필수라는 판단에서 추진된 정책이다.
지난해 4월부터 5단계에 걸쳐 서비스 수지, 규제 합리화, 연구개발 강화, 유망 서비스업 육성 등을 추진해왔지만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이나 전문자격사 제도 진입규제 완화는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상태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은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의 입장 차이가 남아 있고 전문자격사 제도의 경우 이익집단의 반발을 넘어서지 못했다.
기획재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서비스산업의 선진화 및 경쟁력 강화 기본법' 제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서비스업 선진화를 이끌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조정 역할을 부여하고 각종 제도적 지원 근거를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출산ㆍ고령화ㆍ소득증가 추세에 따라 관광ㆍ레저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제조업과 동반성장이 가능한 사업서비스 분야에 대한 대책도 준비 중이다.
시급한 현안으로는 한.미 및 한.유럽연합(EU) FTA 비준이 있다. 한.EU FTA의 경우 내년 7월부터 잠정 발효 예정이지만 한.미 FTA와 함께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한.미 FTA의 경우 추가 합의가 이뤄진 만큼 상임위부터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정치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내년 정기 국회를 앞두고는 다시 한 번 감세ㆍ증세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으로 예정된 소득ㆍ법인세 최고구간 세율인하를 놓고 그 철회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소득ㆍ법인세율 감세는 현 정부 정책의 상징인 만큼 야당 공세에 밀려 최고구간 감세가 무산될 경우 정책기조가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2008년 세제개편 때 폐지방침을 밝힌 종합부동산세의 미래를 내년까지 확정지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동안 종부세의 지방세 전환이 논의됐지만 지방자치단체간 세수 불균형의 우려가 있어 결론을 내지 못한 만큼 논의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