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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221]
69년만의 기록적 폭설 포항 이틀째 마비
[연합뉴스 2011-1-5]
피해액 수백억 추정..시장 부재.늑장 제설에 시민들 분통


 

2일밤부터 3일사이 경북 포항지역에 50㎝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도심교통도 이틀째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남구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린 눈으로 포항지역 특산물인 시금치 재배 비닐하우스 1천700여동이 파손되고 포항제철소 철강제품 출하도 이틀간 중단되는 등 잠정 피해액만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상최대 '눈폭탄' = 경북지역에는 2일밤부터 3일까지 포항시내 28.7㎝, 경주 19.9㎝, 영덕 14㎝, 청도 6㎝ 등의 눈이 내렸고 포항시 남구 동해면 52㎝, 오천읍 48㎝, 연일읍 38㎝ 등 폭설이 내렸다.

포항시내에 내린 눈은 1942년 2월 포항지역 기상관측 이래 6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2005년 1월 16.2㎝에 이어 같은 해 3월 20.7㎝의 적설량을 기록한 이후에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린 것은 6년 만이다.

이번 눈으로 포항시내는 도심지의 미끄러운 경사도로마다 차량들이 운행을 못해 큰 혼잡을 빚었으며 7번국도 등 주요 도로도 차량들의 거북이 운행으로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이면서 운전자들이 곤욕을 치렀다.

4일에도 일부 주요 간선도로는 긴급 제설작업으로 간신히 차량통행이 이뤄졌으나 운행차량이 평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등 도로가 한산했고 택시와 버스도 바퀴에 스노체인을 장착한 채 거북이 운행을 했다.

저녁이 되면서 시민들이 서둘러 귀가하는 바람에 평일에 손님들로 북적이던 대이동의 술집과 음식점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였고 시내 중앙상가에도 행인들의 발길이 끊겨 적막감이 감돌았다.

◇피해도 '눈덩이' = 69년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도내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포항 시금치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번 폭설로 남구지역에 집중 재배하고 있는 시금치 비닐하우스 1천700여동이 파손되면서 시금치 1천130여t, 3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고 부추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도 1천여동이 파손돼 3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포항 시금치는 남구지역을 중심으로 218농가에서 매년 2천550여t을 재배해 76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효자 작물로 이번 피해로 포항지역 재배농가가 생계마저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 피해조사를 벌이면 피해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하루 2만t에 이르는 철강제품 출하도 고속도로와 철도를 잇는 진입로가 눈으로 막히는 바람에 3일부터 이틀간 중단됐다가 이날 오후부터 일부 재개됐다.

또 죽도시장 내 수협임시위판장 지붕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일부 무너져내려 위판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4일 오후에는 북구 여남동 일반주택 지붕이 무너지면서 집안에 갇혀있던 시민 2명이 구조됐다.

이밖에 포항공항의 포항-김포, 포항-제주 항공기 운항이 3일부터 이틀간 중단됐고 동해상에 내려진 강풍주의보로 중단됐던 포항-울릉간 여객선 운항도 이날 6일만에 재개됐다.

4일에는 포항시 북구 양학동 시내에 멧돼지 4마리가 출몰해 주민들이 놀라는 소동도 벌어졌다.

멧돼지들이 출현하자 경찰은 엽사 등을 동원해 몸무게 60kg가량인 새끼 멧돼지 1마리를 사살했고 총소리에 놀란 나머지 멧돼지들은 인근 야산으로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눈이 내려 산에 먹이를 찾지 못한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도심에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설작업에 '진땀', 늑장대처 '비난' = 포항시는 4일부터 민.관.군 등 1만9천여명의 인력과 덤프트럭 등 장비 470여대를 동원해 37개 주요도로 77km 구간에 염화칼슘과 모래를 살포하는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해병대 1사단과 육군 50사단, 대구와 포항국도유지건설사무소 등에서도 인력과 함께 모래살포기, 제설차량 등 제설장비를 긴급지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박승호 포항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폭설로 인한 피해상황을 묻고 조속한 복구를 당부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번 폭설에 대한 포항시의 늑장 제설작업과 허술한 제설장비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는 이날 새벽부터 자체 제설기 2대와 모래살포기 2대로 긴급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눈이 워낙 많이 온데다 지역도 넓어 거의 손을 놓다시피 했다.

날이 밝으면서 군부대와 민간의 지원을 받아 곳곳에서 제설작업을 벌였지만 포항철강공단 진입도로를 비롯 대부분의 도로가 여전히 빙판길이어서 이틀째 도심교통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포항기상대의 빗나간 일기예보도 늑장 제설작업에 한 몫을 했다.

기상청은 3일 포항의 적설량을 대설주의보에도 못미치는 2-5㎝로 예보했다가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 오전 8시30분 대설주의보, 오후 3시30분 대설경보로 뒤늦게 대체하는 뒷북을 쳤다.

◇눈폭탄.구제역에도 단체장은 '부재' = 포항지역이 폭설과 구제역으로 홍역을 치르는 와중에도 정작 포항시장은 3일 하루 포항을 비워 비난을 사고 있다.

박 시장은 3일 오전부터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대구지역 모 기관이 주최하는 신년교례회 참석을 위해 낮에 대구로 가 하루동안 자리를 비운 것으로 드러났다.

박 시장은 신년교례회 참석 후 대구지역 언론사를 차례로 방문한 뒤 오후에 포항에 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뒤 폭설 대비에 나서 지역에서 비난을 샀다.

모 시민은 "구제역에 폭설까지 겹쳐 모든 시민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데 일선에서 진두지휘해야 할 시장이 자리를 비운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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