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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461]
공인인증서 못믿어..바꿨지만 또 피해 관리허점
[연합뉴스 2011-2-18]
1차 피해뒤 공인인증서 폐기했지만 '범용' 인증서로 계속 범행

경찰 "범죄 신고되면 공인인증서 3종류 모두 폐기해야"

 

해킹한 개인정보로 남의 금융자산을 가로챘다 고양경찰에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공인인증서' 제도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의가 요망된다.

범인들은 정교하게 위조한 신분증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범용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남의 금융계좌를 제집 드나들듯 유린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1차 피해 뒤 자신들이 쓰고 있는 금융거래용 공인인증서를 새 것으로 바꿨지만 범인들은 범죄 이후에도 폐기되지 않은 범용 공인인증서로 범행을 계속하는 등 관리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17일 고양경찰에 구속된 대구지역 폭력조직 조직원 김모(36)씨 등 3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A(35)씨 등 16명의 신분증을 위조해 통장을 개설하고 범용 공인인증서와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모두 1억5천여만원을 가로챘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등은 정교하게 위조한 신분증 하나로 금융기관을 속이고 범용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피해자가 알아채지 못하게 4개월 가까이 감쪽같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게 사용하지도 않은 신용카드 결재 문자 메시지가 날아든 것은 지난달 8일 새벽. 5만원, 10만원짜리 두차례였다.

깜짝 놀란 A씨는 이 카드의 사용을 정지시키고 금융거래용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았다. A씨는 또 금융거래가 이뤄질 경우 자동으로 알려주는 인터넷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안심했다.

그렇지만 어찌된 일인지 A씨를 상대로 한 범행은 계속됐다.

A씨는 지난 9일까지 한달동안 보험이 해지돼 1천500만원을, 다른 신용카드로 모두 44차례 인터넷 결재해 348만원을, 게임사이트에서 게임머니를 12차례 구입해 66만원을 모두 합쳐 2천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범인들이 갖고 있던 범용 공인인증서는 그대로 사용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행 공인인증서는 모두 3종으로, 일반인들이 인터넷뱅킹을 위해 금융기관에서 발급받는 금융거래용 공인인증서, 전자상거래나 인터넷 강의 등 행정적인 인허가가 필요할때 사용하는 행정전자서명 공인인증서, 두 기능을 모두 가진 범용 공인인증서 등이다. 앞 두가지는 무료이고 범용은 4천원의 수수료를 내는 유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범용 공인인증서의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무료 인증서를 쓰고 있었다"며 "자신들이 쓰던 금융거래 인증서의 ID와 비밀번호만 바꾸고 안심하고 있었지만 범인들이 갖고 있던 범용 공인인증서는 폐기되지 않은 채 사용 가능해 그대로 당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공인인증서가 범죄에 이용되면 3종류 모두 자동 폐기하는 쪽으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밝혀낸 것보다 피해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집에서 5천300여명의 개인정보 리스트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김씨 등은 특히 금융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발송되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도록 금융기관에 입력된 휴대전화 번호를 수정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수시로 확인하는 예금을 인출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금융사고를 의심하지 않도록 했다.

경찰은 수법이 치밀한 점도 그렇지만 신분증이 전문가도 쉽게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피해자가 갖고 있는 진짜 신분증에 기재된 내용이 그대로 명기돼 있고 위조 방지를 위한 홀로그램까지 부착돼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김씨가 위조와 마약거래에 관련된 대구지역 폭력조직원인 점을 감안, 배후에 조직이 개입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위조기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얼마든지 예금 인출이 가능한 상태인데도 현금을 인출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이들이 한꺼번에 많은 돈을 빼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교하게 위조된 신분증 하나로 이같은 범죄가 가능했다는 점에 놀랐고 신분증 위조 방지 시스템은 물론 공인인증서 관리 시스템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회: 1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