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고향 진주의 사랑이 남달랐던 故장충석 세무사가 생전 진주 남강 변을 거닐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살아 있을 때 천당같이 너그럽고 풍요로운 생활을 하라. 봉사활동으로 남을 돕는 자체가 행복하고 풍요로운 것 아니겠나. 남들이 알아주길 바라거나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봉사의 의미는 퇴색하고 괴로워진다.”(2007년  4월 세무사신문 인터뷰)

한국세무사회 창립 멤버로 50년 세무사업계의 발전을 주도하고 평생 봉사의 삶을 살아 귀감이 돼온 장충석 세무사의 별세가 전문자격사의 ‘나눔과 섬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지난 6일 90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인의 장기와 시신마저 자신의 약속대로 진주 경상대 의과대학에 기증됐다.

고인은 초등학교 교사와 세무공무원을 거쳐 1961년 첫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이후 49년간 ‘세무사’가 그의 천직이었고, 항시 자랑으로 삼았다. 장 세무사의 이런 자긍심은 이웃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의 삶으로 일관됐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후학을 돕기 위해 오랜 준비 끝에 1991년 1억원의 기금으로 ‘추담장학재단’을 만들었으며 20여년간 진주 지역 대학생들에게 5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금까지 장학금 혜택을 받은 대학생만 400명이 넘고, 현재 장학기금은 5억여원으로 불어났다.

그는 또 국제라이온스클럽 진주 창단멤버로 참여해 46년간 봉사활동에 앞장서 소년·소녀가장돕기, 북한동포 민간지원 활동 등 다양한 이웃사랑 실천에 나섰다.

평생 지속된 이웃사랑과 봉사의 바탕에는 그의 몸에 밴 근검절약.

50년 가까운 세월동안 집에서 사무실까지 왕복 8㎞를 매일같이 걸어서 출퇴근했고 3000원짜리 점심에 감사하며 생활해 왔다.

이런 고인의 근검과 봉사의 삶은 지역주민의 추천으로 2002년 제1회 진주시민상, 경남도민상, 대통령상에 이어 2007년에는 저축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하게 했다.
오랜 기간 장 세무사와 국제협력위원으로 활동해 온 조종구 전국제협력위원장은 “90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고 왕성한 활동을 했는데 타계가 믿기지 않는다”며 “평생 봉사로 일관한 고인의 삶은 전문자격사인 세무사가 본받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OTCA친선연맹에서 함께 활동한 임정완 세무사도 “‘세무사업계에서도 봉사문화를 활성화해야 사회를 주도하는 자격사로서 떳떳이 대접받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한 고인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고 회고하며 “고인의 유지가 우리 업계에 보편화될 수 있도록 세무사회 차원의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무사신문 제550호(201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