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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공공성, 17세기보다 낫지 않다"
[연합뉴스 2011-03-08]
역사비평 봄호 '조세의 공공성을 묻다' 특집

 

한국의 기업이나 자산부자들은 집중적인 과세혜택 덕에 돈을 벌 수 있었고 현 조세제도는 대동법이 시행된 17세기보다 공공성이 더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태헌 고려대 교수 겸 역사문제연구소장은 최근 발간된 계간 '역사비평' 봄호(통권 94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우리나라의 기업이나 자산부자들은 조세부담이 집중된 다른 계층이 존재했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농민들에게 집중된 과세부담을 통해 한국전쟁기의 난국을 견뎌냈고 이후 '1987년 시기'까지는 소비세의 집중적 증징(增徵)을 통해 경제개발계획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에는 각종 공제와 감면이 수반돼 실효세율이 현저히 낮았고, 정부는 자산 및 자본 소득에 대한 세원 포착과 과세에는 상대적으로 주력하지 않았다고 정 교수는 말했다.

  

정 교수는 "자산부자들은 자산ㆍ자본소득에 대한 과세에 거세게 반발했고, 임금소득보다 규모가 훨씬 큰 자산ㆍ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는 여전히 취약하다"며 "담세력이 높은 자산층이 '그들만의 국가'에 갇혀 있으면 '그들만의 국가'도 유지되기 어렵다. 공평한 조세의 정착이 민주적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1970년대 이래 역대 정부는 미흡하기는 하지만 토지보유세를 강화해왔다"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와 보유세 무력화 정책을 밀어붙임으로써 토지보유세 강화에 역행했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세금폭탄'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확대도 선진국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토지공개념이 부동산 정책의 기본 철학임을 천명하고, 국세 보유세와 지방세 보유세의 이원구조를 유지하되 토지 중심의 보유세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지방세인 재산세에는 단일 비례세율을 적용해 수익에서 담세력을 측정한 응익세(應益稅)로 전환하고 국세 토지보유세의 누진과세는 유지하는 한편 국세 토지보유세 수입은 대부분 복지 재원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정철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은 "대동법은 조선왕조가 상당한 수준의 공공성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균등과세, 공물가의 단일화 등 대동법을 위한 시행착오는 세금의 공공성을 완성해가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정부 차원에서 '부자감세'를 주장하는 오늘날이 토지생산력에 기초한 과세 원칙을 견지했던 17세기보다 더 공공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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