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사실상 비씨카드 인수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모바일결제 등 카드와 통신이 융합된 컨버전스 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종호 KT캐피탈 사장이 이날 오후 예정된 사장추천위원회 면접을 거쳐 29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비씨카드 최고경영자(CEO)로 정식 선정될 예정이다.
KT가 지난달 우리은행과 신한카드가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을 확보해 38.86%의 지분율로 비씨카드의 최대주주가 된 데 이어 경영권까지 확보하면서 KT의 컨버전스 정책이 그대로 비씨카드에 녹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2009년 말 하나카드의 2대 주주 지분(49%)을 확보해 하나SK카드를 설립한 데 이어 KT가 카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IT와 카드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KT는 카드발급과 그에 따른 프로세스를 모바일화해 비용을 줄이는 쪽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KT는 자체 통신망과 비씨카드의 은행 네트워크를 결합할 수 있어 모바일결제 시장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현재 비씨카드는 회원사인 은행들이 직접 카드를 발급하고 전표매입 등 프로세싱 업무는 밴(VAN)사에 맡긴 채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KT가 폭넓은 자체 통신망을 통해 업무를 대신하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스마트폰 보급으로 휴대전화 안에 여러 장의 카드를 넣는 `전자지갑'의 시대를 앞당기는 것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고객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결제를 할때 휴대전화 속 여러 장의 카드 중 해당 가맹점과 멤버십이 체결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는 하나SK카드가 모바일결제 시장 확대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은 향후 모바일결제 시장이 대세로 떠오를 것으로 인식하고 준비는 하고 있지만, 그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어느 회사도 선뜻 주도적으로 뛰어들지는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카드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특별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고, 모바일카드에 대한 보안성과 안전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완전히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10년 전에도 모바일 시장이 언젠가 크게 형성될 것이라고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변한 건 없다"며 "서로 조금씩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SK카드 출범에 이어 KT가 비씨카드 인수로 여러 은행 회원사들을 동맹군으로 얻게 됨에 따라 신시장 개척이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에는 KT가 스마트폰에 탑재할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해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돌아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에 이어 가맹점 수수료,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로 골치를 앓는 상황에서 또다른 수수료 인하 문제가 나오자 KT를 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
금융당국도 과당 경쟁을 불러올 우려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KT가 직접 신용카드를 발급할지도 관심거리 중 하나이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KT 관계자는 지난달 최대주주 등극 당시 "우리은행과 신항카드, 씨티은행의 비씨카드 지분을 전량 인수하지 않고 기존 금융회사들에 조금씩 남겨둔 것은 카드 발행 등 고유업무는 여전히 해당 금융회사들이 맡도록 한다는데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