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비중은 줄었으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전셋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2월말 현재 전세자금대출 잔액(국민주택기금 대출 제외)은 모두 2조9천525억원으로 작년 2월말 1조4천575억원보다 103%(1조4천950억원)나 증가했다.
우리나라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보증부월세(보증금 + 월세), 월세 가운데 전세 비중은 감소했으나 전세자금대출은 두 배나 늘어난 것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세 비중은 같은 기간 59.9%에서 56.8%로 3%포인트가 줄었다. 반면 보증부월세는 38.1%에서 40.8%로, 월세도 2.1%에서 2.4%로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세와 월세간 비중 격차는 지난 16년간 30%포인트 가까이 줄어드는 등 전세 비중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보증부월세 비중은 1995년에는 23.3%에 불과했다.
전세 비중이 줄었는데도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전셋값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얘기다.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7.4로 전년 동기보다 10.9%나 급등했다.
전년 2월 대비 1년간 상승률은 2002년 이후 9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4.5%에 비해서는 2.4배를 넘었다.
또 지난달 14일 기준 전국의 평균 전셋값은 전주 대비 0.6% 오르며 2009년 4월6일 이후 100주째 상승세를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셋값이 소득 증가분보다 가파르게 올라 서민들이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권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전국 가구(2인 이상) 월평균 소득(명목 기준)은 2009년 343만2천원에서 지난해 363만2000원으로 5.8%가 증가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