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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405]
제약사 리베이트 이번에는 근절될까
[연합뉴스 2011-04-07]

 


5일 정부는 지난해 7월 예고한 대로 보건복지부,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관계부처 간 공조를 통해 대대적인 제약사 리베이트 수사에 나섰다.

  

이번 수사는 리베이트 근절 없이는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신약 강국으로 가는 첫 발걸음을 뗄 수 없을 뿐 아니라 건강보험재정이 대규모 투입되는 의약품 시장의 유통구조 선진화가 요원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정부의 절박함이 엿보인다.
   

제약업계와 의료계도 이번 수사가 향후 실질적인 리베이트 근절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정부의 칼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사 어떻게 진행되나 =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 조사계획을 발표한 이날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직원 30명을 동원해 국내 최대 규모의 도매상 2곳을 현장조사했다.

  

대형병원 앞에서 대규모 매출을 올리는 소위 '문전약국'이 한 도매상에 리베이트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리베이트를 지급한 다른 도매상으로 거래처를 옮기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문전약국은 지난해 10월에는 거래실적이 없던 도매상과 다음달부터 거래를 시작해 한 달 만인 12월 주거래처가 됐다.

  

복지부는 이달 내로 도매상과 대형병원 앞 약국 등 15곳에 대해 현장조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현장조사는 식약청 위해사범조사단이 전날 한 중소제약업체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뤄진 것이어서 정부의 대대적인 수사 규모를 짐작하게 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심평원 자료를 통해 도매상과 약국간의 거래를 분석하면 리베이트 정황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담수사조직이 출범하는 첫날이라 조사를 본격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수사공조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까지 가세해 탈세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어서 눈길을 끈다.

  

현행법상으로는 리베이트로 적발된 제약사에 대한 벌금이 3천만원 수준으로 리베이트 규모에 비해 적다는 지적이 있지만, 제약사들이 탈세를 통해 리베이트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탈세 혐의를 적용하면 처벌 수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대적 수사 배경은 = 정부가 지난해 11월 쌍벌제 시행에 이어 5개월 만에 리베이트에 대해 전방위적인 수사에 나선 것은 건강보험재정의 30%를 차지하는 의약품 시장의 유통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대안으로 실거래가 제도 등 다양한 약가 정상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불법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이 없다면 리베이트 근절이 요원하다는 지적이 제약업계 등을 통해 제기돼 왔다.

  

아울러 리베이트가 뿌리 뽑히지 않으면 복제약에 매출의 상당 비중을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제약업계의 구도를 바꾸기 어렵다는 진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에 따라 신약 개발업체가 복제약 개발업체의 허가절차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허가절차를 중지시키는 내용의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이르면 3년 후인 2014년부터 시행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미국 제약업체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 복제의약품의 국내 시판이 특허와 연계되면서 특허기간이 만료된 뒤에라야 복제의약품의 허가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따라서 신약개발보다 복제약 판매에 의존해 온 우리나라 제약업계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국내 제약업계의 경쟁력 강화가 조속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진수희 복지부 장관도 "쌍벌제 도입을 계기로 삼아 제약영업 환경을 투명하게 만들고 경쟁력도 키워야 한다"며 "미국, 유럽 제약사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투명성이 먼저 담보돼야 하지 않겠느냐. 더 이상 과거식대로 비즈니스를 하면 안된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제약사들 정부 칼끝 주시 = 제약사들은 도매상 수사계획을 듣자, 정부의 수사범위가 제약사뿐 아니라 의약품 판매촉진을 위한 모든 형태의 리베이트를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약사, 병원 여부를 떠나 리베이트와 관련된 모든 주체를 아울러서 수사를 펼친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전담수사반을 구성해 기존에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수사를 체계적으로 펼칠 가능성이 많아 제약업계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의사와 제약사를 처벌하는 쌍벌제가 지난해 11월 시행된 이후에도 의료기관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베이트라는 것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반드시 존재하는데 기존에 수사를 받은 의사는 공보의로 국한되는 등 의료기관과 의사들에 대해서는 수사가 소극적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특히 대부분의 수사가 제보로 시작된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보복이 두려워 제약업계와 도매상 등이 의료진을 상대로 당국에 제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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