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일감 몰아주기를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세의 대상을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법리상 받아들일 수 없고 사적거래를 위축하는 부작용만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0일 내놓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의 증여세 과세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는 시가로 거래하면서 일감이 특정한 거래처에 몰리는 '단순 일감 몰아주기'(물량 몰아주기)와 시가보다 낮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는 일감 몰아주기로 나뉜다.
단순 물량 몰아주기는 일감을 어느 정도 몰아줘야 과세의 대상이 되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워 과세형평을 해칠 수 있으므로 물량 몰아주기에 과세를 하는 것은 정책적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 상증세법은 과세대상 소득이 있으면 과세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아무런 과세대상 소득이 없는 시가 거래에 단순히 물량이 현저히 많다는 이유만으로 과세하는 것은 상증세법의 목적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상증세법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면 사적자치(私的自治)의 본질적 내용인 거래상대방 선택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게 되는데 이를 합리적으로 규제할 수단이 없다고 한경연은 우려했다.
시가보다 낮거나 무상으로 일감을 제공하는 것은 현행 상증세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으므로 별도의 입법은 필요없다고도 했다.
정부는 계열사를 통한 대기업의 변칙적인 상속, 증여 행위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최근 발표했으며, 재계는 이에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며 세금 부과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