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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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6353]
[기고] 성실신고확인제도와 세무사의 역할

- 구 재 이 한국세무사회 연구이사

지난 4월 초, 진통 끝에 입법된 성실신고확인제 관련 시행령이 최근 입법예고되었다.


정부가 과표양성화를 달성하기 위해 세무사로 하여금 시행령이 정하는 일정한 규모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장 및 신고의 성실성을 검증하기 위한 이 제도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 내년 종합소득세신고 때부터 첫 선을 보이게 된다.


당초 정부가 과표양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입안했던 내용 중 많은 부분이 국회 논의과정에서 삭제되거나 바뀌었다.


성실신고확인 대상은 변호사·의사 등 고소득자영업자에서 업종별 중견개인사업자 전부로, 확인방법은 세무검증에서 기장 및 결산 성실성확인으로,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유인책은 삭제되고 오히려 가산세를 부과하도록 강제규정으로 바뀌었으며, 세무사의 성실신고확인에 대한 권한과 책임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게 되었다.


성실신고확인제가 정부의 정책목표대로 과표양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를 가로막는 많은 문제점이 우선 해결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제도는 처음으로 회계 및 세무의 확인·검증권을 부여했다는 적지 않은 역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세무사의 사명이나 본질적 직무와는 달리 납세자로부터 위임받은 기장대행 및 세무신고를 대행하는 데 그쳐왔던 세무사가, 처음으로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회계 및 조세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전면적으로 부여받은 것이다.


성실신고확인제도, 성공할 수 있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세무검증제가 입법과정을 통해 성실신고확인제로 많은 내용이 바뀌었지만 별다른 보완책없이도 당초 취지대로 조세탈루가 많은 납세자그룹을 성실한 납세자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성실신고확인제가 정부의 기대대로 과표양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성실신고확인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요인들을 제거하고 입법에 반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성실신고확인 방법의 문제로, 세무사가 성실신고를 할 때 납세자가 제시하는 장부와 증명서류에 의해서만 기장의 적정성만 확인도록 한 것이다.


만약 납세자가 원천적으로 매출을 누락하거나 허위의 필요경비서류를 제시해도 별다른 검증할 방법이 없고 추후에 세무조사에서 이런 사실이 적발되었을 때 납세자와 확인세무사의 법적, 도의적 책임문제는 물론 성실신고확인의 실효성문제가 사회적으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허위증빙이나 매출누락 등 성실신고확인을 하는 세무사가 물리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일체의 책임을 지우지않는다고 하지만, 이런 한계가 있는 확인을 해야하는 세무사는 납세자의 성실성을 제대로 검증할 수가 없어 전문가로서 임무수행과 역할에 회의를 가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성실신고확인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세무사에게 성실신고확인을 맡기려면 ‘제대로’ 성실신고확인을 하도록 권한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외감법에 의한 회계감사와 마찬가지로 관계기관에 거래관련 서류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하고 면밀한 검증을 위한 충분한 시간도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성실신고확인제를 강제규정으로 삼는다 해도 대상이 되는 납세자에게 성실신고확인을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하고 유인책을 두지않으면 안된다. 신고납세방식을 채택하는 종합소득세제에서 조세탈루혐의도 없는데 수입금액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특정 납세자그룹에게 많은 비용을 들여 번거로운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하는 성실신고확인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쉽게 수긍하기 힘들다.


입법상 납세자에 대한 지원책은 의료비 및 교육비공제와 성실신고확인에 사용된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가 있는데, 세액공제의 경우 당초 정부가 성실신고확인으로 인한 납세자가 부담이 되지않겠다고 한 약속과는 달리 정부지원이 100만원으로 제한되는데다 여기에는 최저한세까지 적용되고 결손나면 단 한푼도 지원받지 못한다.


더구나 아무리 성실신고확인을 제대로 받더라도 세무조사는 예외없이 받아야한다.


이미 기장 및 신고내용에 대한 전문가의 검증절차를 거쳐 성실성의 ‘추정’을 넘어 ‘확인’되었으므로 성실신고확인에 중대한 하자가 있거나 조세탈루가 명백하지 않는 한 응당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제도의 원리와 취지에도 맞는다.


이처럼 세무사와 납세자에 대한 권한, 책임과 유인책이 제대로 갖춰지지않아 제대로 성실신고확인을 할 수 없게 되면 성실신고확인제는 과표양성화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는 커녕 정부는 예산만 축내고 납세자에겐 추가적인 납세협력비용만 부담하며 세무사에겐 책임만 지게하는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미운 오리새끼’가 될 수 있다.

성실신고확인제, 세무사가 적극적으로 주도해야한다.

그간 납세자가 스스로 성실히 신고하였거나 정부가 세무조사를 통해 과표양성화를 할 수 있었다면 당연히 회계 및 조세전문가인 세무사에게 성실신고확인을 하도록 하는 성실신고확인제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전자신고와 전자세금계산서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세무사가 제도성공의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있지만, 성실신고확인을 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이 제대로 갖춰지지않은 상태에서 세무사는 성실신고확인제를 통해서도 과표양성화가 되지않으면 희생양이 될 것을 우려하고있다.


이는 정부가 세무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과표양성화’라는 제도성공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주어야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것은 이번 성실신고확인제도의 도입이 세무사에게 적지않은 역사적 의의를 가지고있다는 것이다.


성실신고확인은 정부와 국민이 회계 및 조세분야에서 전문가로서 세무사에게 국민에 대한 회계 및 세무를 확인·검증하도록 권한을 공식적으로 부여한 최초의 제도이다.


그동안 세무사는 납세자에 대한 기장대행, 신고대리 등 일방의 업무를 대행하는 수준의 업무에 그쳐왔지만 성실신고확인제를 통해 회계감사보다 더 공익적인 활동으로 회계 및 세무전문가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하지만 성실신고확인제는 세무사에게 적지않은 변화와 고통도 요구한다. 그동안 납세자의 기장 및 세무신고를 대행하면서 가졌던 회계처리 및 세무신고에 있어서의 좋지못한 관행이 있었다면 이번 성실신고확인제의 도입과 시행에 발맞춰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또 명의대여 등 세무사가 주도적으로 업무수행을 하지못하는 사람들이 납세자를 저가보수로 유혹하거나 불성실한 업무수행을 함으로써 세무사 전체를 매도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엄격한 업무수행기준을 만들고 시행하여 무자격, 부조리세무사가 발을 붙이지못하도록 업무정화의 계기로 삼지않으면 안된다.


성실신고확인제도가 제대로 성실신고확인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되지못한 아쉬움은 크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라고 판단되면 이제 주도권을 쥔 세무사가 국민과 정부의 기대보다 더 잘 수행해내고 이에 따라 그 위상에 걸맞게 목소리를 높여 제도를 고쳐나가면 된다.


성실신고확인제는 세무사에게 공익적 전문가로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고의 대전환과 많은 해묵은 업계 과제의 일소를 요구하고 있다.


성실신고확인제를 통해 회계 및 조세전문가로서 세무사의 전문성을 사회적으로 확고하게 인정받아 세무사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쓰게 될 지, 부여받은 사회적 임무와 책임에도 국민이 열망하는 대의인 회계투명성과 과표양성화에 역행하여 오히려 사회적 위상이 추락할 지는 전적으로 우리 세무사에게 달려 있다.


[■정부 발표 ‘성실신고 확인제도’ 내용]

<제도개요>
◇수입금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사업자는 종합소득 신고시 사업소득 계산의 적정성을 세무사 등에게 확인받도록 함
- (인센티브) 확인받은 사업자에 대해 확인비용 세액공제 등
* 확인 비용의 60% 세액공제, 성실사업자에 준하여 교육비·의료비 소득공제, 신고기간 연장(다음해 5월말→6월말) 등
- (제재) 확인받지 않은 사업자는 가산세(산출세액의 5%) 부과 및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 부실 확인 세무사도 징계조치
① 성실신고확인대상사업자 수입금액 규정(소득령 §133 신설)

1) 농림어업, 광업, 도소매업, 부동산매매업
2)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 하수폐기물처리·원료 재생 및 환경복원업, 건설업, 운수업,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금융보험업
3) 부동산임대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가구내 고용활동
- (적용시기) 시행일이 속하는 과세기간분부터 적용
② 성실신고확인자 규정 및 자기 확인 금지(소득령 §133 신설)
- (성실신고확인자) 세무사, 회계사, 세무법인, 회계법인
- (자기확인 금지) 세무사 등은 자기의 소득금액에 대해 자신이 성실신고확인을
                  할 수 없음
- (적용시기) 시행일 이후 최초 성실신고확인분부터 적용

세무사신문 556호(20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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