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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기자실] 무상? 반값? 공짜 정책은 없다 -이 혜 진 서울경제신문 기자

     

이혜진 서울경제신문 기자


"공짜 점심은 없다”


유명한 투자 격언이다. 살아 있는 전설의 투자자, 워런 버핏은 매년 자신과의 점심을 경매에 부쳐 그 수익을 기부를 한다. 지난 해 점심값은 263만달러(약 33억)이었다. 공짜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비싼 밥이다. 사실, '공짜 점심이 없다'는 말은 투자에 있어서 '리스크와 수익률은 비례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과학으로 치면 열역학 제1법칙과 맞먹는, 현대 금융공학이 발 딛고 서 있는 제 1원리다. 그래서 (절대적으로)안전하면서 (절대적으로)수익성 높은 투자대상을 요구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만한 그래서 조물주도 깜짝 놀랄 투자정보를 달라는 것과 똑 같은 우문이다.


무상, 반값이 난무한다. 지난해에는 무상급식이 정치인뿐 아니라 전국의 학부모와 납세자를 논쟁의 도가니에 몰아 넣더니, 이제는 반값 등록금이 뜨거운 이슈다. 눈칫밥을 먹이지 말자는 정서적인 배려에서 출발, 보편적 복지라는 유럽형 선진국스러운 지향점까지 한달음에 내뻗은 무상급식 논란은 전국민의 뜨거운 호응을 얻기에는 2% 부족한 감이 있다. 심지어 선도적인 복지국가 중 하나인 프랑스에서도 학교 급식비는 부모의 소득에 따라 책정된다. 부잣집 애들 밥 먹일 돈으로 더 어려운 사람 도와주자는 반대 논리는 여전히 설득력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은 다소 차원이 다른 문제다. 심지어 여당 원내대표가 동분서주하고 박근혜 전 대표도 딱 잘라 반대한다고 말을 못하는 사안이다. 이는 대학 졸업장이 한국사회에서 가지는 함의 때문이다. 대학->취업->결혼->자녀교육으로 이어지는 고리에 있어 대학졸업장은 우리 사회에서 무상급식보다 더 절실한 생존의 문제다. 대학진학률이 82%에 달하는 상황에서 연간 1,000만원에 육박하는 대학등록금은 대학생 본인과 그 가계를 휘청거리게 할 만한 요인이 돼 버렸다.


문제는 안타깝게도 투자뿐 아니라 정책에도 공짜가 없다는 점이다. 무상, 반값이라는 레토릭이 난무하지만 실제로 공짜라거나 반값이 아니다. 무상급식을 위해서는 연간 수조원의 예산이 필요하고 이는 결국 국민의 세금이다. 반값 등록금 역시 마찬가지. 현재의 설익은 안대로 실행 된다면, 국민 세금으로 세계적으로 경쟁력 없는 한국의 대학 사학재단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어딘가에, 어쩌면 더 긴급하게 쓰여야 할 세금을 수조원씩 퍼부으면서 말이다. 국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면서도 돈도 안 드는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돈 든다고 어떤 정책도 하지 않고 현상유지에 급급할 것인가. 어느 배우의 말대로, 젊은이들이 꿈꿀 수 없는 사회를 개선시킬 수 없다면 그 권력은 반납해야 한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선택을 위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즉, 정책에 가격표를 붙여야 한다. 이 정책을 선택한다면 국민이 낸 세금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그리고 무엇이 희생되는지를 '정책 메뉴판'에 친절히 제시해줘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이자 동시에 납세자인 국민이 그 메뉴판을 보고 선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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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557호(20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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