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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191]
"20년 삶터 철거보상금이 700만원"
[연합뉴스 2011-07-06]
명동 3구역 상가대책위 `생계 보장' 농성 4주째
시행사측 "무허가 건물이라 보상 더 어려워"

 
5일 오후 명동 3구역 상가대책위원회 소속 상인들이 점거 농성 중인 서울 중구 을지로 저동 1가 47번지 옛 중앙시네마 옆 '카페 마리'는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대학생들이 오가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야당 인사들이 찾아왔고 젊은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기타를 치며 노래하거나 이야기를 나눴다. 티셔츠를 맞춰 입은 상인들은 이들에게 저녁 식사를 권했다.

지난 4월 8일과 6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대책위 소속 상가 11곳에 대한 명도집행이 이뤄진 뒤 이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며 카페 마리를 점거해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지 22일째다.

이날 오전에는 3구역 내에서 건물 2곳의 첫 철거가 있었지만 상인들의 항의로 중단됐다.

상인들은 "오래된 건물이라 석면이 없을 리가 없는데 아무런 안전 조치도 없이 건물을 부수기 시작했다"며 "구청과 노동청은 뒤늦게 나와 관리 감독 책임을 떠넘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기 끊긴 농성장…시민 합류 = 지난달 14일 시행사로부터 건물 주변에 펜스를 쳐야 하니 (집회를 위해 쳐 놓은) 건물 앞 천막을 치우라는 이야기를 들은 상인들은 이날 오후 카페 마리의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같은 달 19일 농성장 앞 천막을 철거하려는 용역업체 직원들을 막으려고 남성 상인들이 밖으로 나간 사이 다른 용역 직원들은 안에 있던 여성 상인들에게 이불보를 뒤집어 씌워 한 사람씩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일부 상인들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농성장 밖에서 구호를 외치며 대치하던 상인들은 3시간여 만에 농성장을 다시 점거했다.

인근에 상주하는 용역 직원들이 3~4명씩 조를 이뤄 주변을 살피고 있지만 이후 별다른 충돌없이 점거가 이어지고 있다.

전기가 끊긴 농성장은 인근 가게에서 전기를 끌어와 불을 켜고 시민이 보내주는 쌀과 컵라면, 빵, 물로 끼니를 잇고 있다. 밤사이 충돌을 대비해 농성장을 찾는 시민단체나 대학생, 시민 20여 명이 매일 밤 이곳을 함께 지켰다.

밤마다 카페 마리를 찾는 사람이 50여명으로 늘자 옆에 있는 분식집까지 점거 공간이 늘어났고 자발적인 지지자들로 구성된 '명동해방전선'이 꾸려졌다. 지난 주말에는 수백 명이 모인 가운데 문화공연이 벌어졌다.

◇"먹고 살 곳은 마련해 줘야지" = 대책위 배재훈(55) 위원장은 "20년 생계 터전에서 쫓겨나는데 먹고 살 곳은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두리반' 그 이상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작은 용산'이라 불렸던 서울 홍익대 인근의 재개발 농성장 '두리반'은 500여 일의 농성 끝에 지난달 초 시행사와 이주 대책에 합의했다.

배 위원장은 23년 전 권리금과 보증금 등으로 5천만원을 내고 이곳에서 화랑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음식점과 선물용 액자 등을 파는 화랑이 밀집한 상가였지만 철거 전 그의 가게가 마지막 남은 화랑이었다.

월 100여만 원의 임대료를 내고 장사를 하면서 자녀를 가르치고 20년 넘게 살아왔지만 재개발로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은 700만 원이었다. 어디 가서도 새로 장사를 시작할 수 없는 돈이다.

그는 "여기서 나가면 죽는 건데 버티다가 죽으나 나가서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3구역 안에 철거 대상지는 102곳이지만 사무실 등을 제외하면 상가는 30곳으로 나머지 상인들은 감정평가 금액의 120~140%를 받고 합의해 나갔다.

점거 농성 중인 상가에 대해 시행사가 제시한 평가금액은 370만 원에서 2천500만 원. 배 위원장은 "명동은 상권이 좋아 대부분 억대의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그는 "권리금을 되돌려달라는 게 아니라 가까운 종로 쪽에서라도 다시 장사하면서 먹고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행사 측은 "무허가 건물이거나 사업자등록 없이 장사해 세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보상금이 적게 나온 것"이라며 다른 곳에 가게를 열어달라는 요구는 현실적으로 들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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