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세탁업체인 '한라산업'을 하는 경영하는 김창기(44) 대표는 90년대 후반 호텔세탁물량을 대량으로 수주하면서 지역에서 이른바 '잘 나가는 사업가'로 꼽혔다.
하지만 사업은 98년 IMF 위기 때 휘청거렸다. 사업 확장을 위해 무리하게 공장을 증설하면서 해외에서 들여온 설비 리스료가 두배로 치솟고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일감이 줄어든 탓이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친인척에게 돈을 빌리고 사채까지 손을 댔지만 빚은 순식간에 20억원을 넘었다. 내지 못한 세금도 10억원이나 됐다. 김 대표는 당시 "죽고싶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오기로 남들보다 두배 더 일했다. 다행히 외환위기가 끝날 조짐을 보이면서 제주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자 숙박업소의 일감도 덩달아 불었다.
돈이 들어올 때마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사채를 정리하고 세금도 조금씩 갚아나갔다. 직원들도 월급을 쪼개면서까지 희생한 결과였다.
결국 김 대표는 3년뒤 빚과 체납 세금을 정리했다. 창업 10년만에 지옥에서 천당을 오간 김 대표는 그때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위기를 극복하는데 많은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 되갚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다.
2001년부터 일자리가 없는 장애인과 노인들을 고용했다. 지금은 전체직원 70명 가운데 75%가 장애인이다. 때문에 김 대표는 요즘 출퇴근이 어려운 장애인 직원을 위해 직접 출퇴근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7년전부터는 매월 장애인, 치매 환자 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도 펼친다.
국세청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자로 김 대표 등 33명을 선정하고 22일 본청 대강당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모두 김 대표처럼 어려운 가운데서 성실히 납세의 의무를 다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다.
국세청은 이들에게 3년간 세무조사 유예와 납세담보 면제, 정부 각 기관의 물품 및 용역구매 심사 시 가점부여, 신용보증기금 보증심사 우대, 대출금리 우대, 소액 무담보대출 등 우대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공항에서 10~20분만에 출입국 수속을 마무리할 수 있는 출입국 전용 심사대 카드도 내달 발급해줄 예정이다.
또 수상자들의 모습과 사회공헌내용을 담은 '아름다운 납세자 상 게시판'을 만들어
국세청 조세박물관에 설치하고 교육에 활용할 예정이다.
행사에 참석한 김 대표는 "사업주로서 당연한 일을 한건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취약계층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일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름다운 납세자 상'을 수상한 한라산업 김창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