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세 관
조세일보 기자
세무사 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이야기는 비단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수 년 동안 세무사 업계 참여자들 스스로 '위기설'을 거침없이 내뱉고 다녔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좀처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일한 영역에서 비슷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세무사 수만 1만여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점, 세무사 고유 영역으로 치부되던 업무에 다른 전문자격사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최소한의 ‘경계선'마저 무너진 지 오래다.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무한경쟁의 밀림을, 큰 성능 개선이 없는 무기 하나 달랑 들고 헤쳐 나가야 한다는 점에 적지 않은 부담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상황이 심상치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세무사들은 올해 ‘전자세금계산서'와 ‘세무검증제'라는 새로운 이슈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두 가지 모두 세무사들의 업무 영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깊은 사안들이다.
지난해부터 전자세금계산서가 도입되고 올해부터는 의무발행(법인납세자 대상)이 시작되면서 기존의 종이세금계산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수순을 밟는 운명이 됐다. 특히 ‘조세혁명'으로까지 평가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변화'를 동반하는 제도로 평가되고 있다.
전자세금계산서 의무발행의 시행은 세무사 업계에도 큰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전자세금계산서를 통해 매입 및 매출 계산이 사실상 자동화됨에 따라 불복, 세무대리 등의 업무와 함께 세무사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기장용역의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세무사 업계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열린 국세동우회 신년회에서 조용근 세무사회 회장도 국회에 계류 중인 세무검증제를 세무사회의 불황을 뚫어줄 대안으로 인식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애초 정부가 세무검증제를 들고 나왔을 때 세무사에 대한 처벌 규정 명문화로 세무사들의 반발이 극심했다.
세무검증제는 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유인을 끊어낸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지만, 실상은 세무사들을 규제하는 성격이 컸던 것이 사실.
그러나 세무검증제의 규제적 성격보다는 수익원으로서의 성격에 더 주목을 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무검증제의 검증 주요 대상인 의사 및 변호사 등의 도입 반대 주장은 차치하고라도 세무사 입장에서 세무검증제는 새로운 수익원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은 틀림없다.
더욱이 정부는 일단 시행이 되고 나면 그 대상 범위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어서 세무사들의 차지할 ‘파이'도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세무검증제가 가진 규제적 성격은 큰 하나를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회비용'이다.
세무사들 스스로 국민적 신뢰와 도덕성을 키운다면 지불해야 할 기회비용의 규모도 자연스럽게 적어질 것이다. 전문자격사로서 업무역량을 기르고 도덕성을 함양하는 것은 기본 소양이다. 규제라는 한 지점에만 시선을 고정시키고 호들갑을 떨 일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오는 2월 세무검증제가 국회에서 긍정적으로 논의되는 것이 우선이지만,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세무검증제를 세무사 업계의 보약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세무사들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밥을 떠먹여 주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이미 시장은 팽창할 대로 팽창했고, 경쟁은 점차 치열해 질 것이 자명하다. 말로만 위기를 논하지 말고 이제는 세무사들 스스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노력을 쏟아 붓고 얻어낸 열매가 더욱 단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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