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전/체/기/사 세/정/뉴/스 세/무/사/회/소/식 컨/텐/츠
세/금/문/제
조세전문가인 세무사에게 !
  [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세정뉴스
조세뉴스
국세/지방세
예규/판례
국제조세
사회ㆍ경제
기타
세무사회소식
신문보기(PDF)
회무
인터뷰
제언ㆍ기고
회원동정
기획
특집
상담사례
동호회소식
용어해설
연중기획
신간안내
컨텐츠
생활ㆍ문화
관련부처 소식
사람과사람
커뮤니티
공지사항
네티즌여론조사
 
홈>세무사회소식>제언ㆍ기고
 [조회: 3812]
[국세청기자실]흥청망청과 연산군, 그리고 세금

 

오 일 만
서울신문 경제부 차장

 

 

“세금을 걷는 기술은 거위 털을 뽑는 것과 같다. 거위의 비명을 내지 않도록 하면서 털을 많이 뽑는 것이 핵심이다”


초호화판 베르사유 궁전을 신축하고 전쟁을 치르느라 세금을 많이 걷어야 했던 프랑스 루이 14세 시절, 당시 재상이었던 콜베르(Jean Baptiste Colbert)가 한 말이다.

 

거위가 아프지 않도록 하면서 많은 털을 뽑듯이  세금도 국민이 고통을 느끼지 않게 거둬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21세기 들어서도 변함없는 징세 기술의 바이블이다.


어느 나라나 재정이 어려워지거나 돈 쓸 일이 많아지면 조금이라도 세금을 더 걷으려고 갖은 지혜를 짜내게 된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재정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국세청 역시 빈 곳간을 채우려고 징세 사각지대로 눈을 돌려 역외탈세 차단에 골몰하거나  변호사나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들의 탈루 소득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조세 정책을 잘못 집행했다간 나라가 뒤집힐 정도로 문제가 커진다.

 

500년전 조선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금부터 역사여행을 시작해 보자.


흥청망청(興靑亡靑)이라는 말은 연산군의 학정에서 비롯됐다.

 

주지육림에 빠진 연산군은 채홍사를 전국에 보내 미녀 기생들을 선발했다.

 

엄격한 유교의 법도를 신봉했던 궁궐에 천민 신분의 기생 출입은 엄격히 금지됐지만 연산군은 이를 무시했다. 당시 궁궐을 출입했던 기생들의 치마가 청색이었고 이 기생들을 흥청이라고 불렀다. 연산군이 흥청(기생)들과 놀아나다 망했다고 해서 흥청망청이란 말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역사가들은 문란한 사생활 때문에 연산군이 왕좌에서 쫓겨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조정의 중신들은 연산군의 문란한 주색잡기나 온갖 학정을 눈감아줬지만 쿠데타(중종반정)를 일으킨 계기가 바로 세금문제였다.


예나 지금이나 ‘놀이’는 돈이 필요하다. 제대로 놀려면 더 많은 돈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연산군은 집권 12년(1494~1506)을 이렇게 노는데 정신이 팔렸으니 궁궐 곳간(내탕금)도 바닥이 났다.

 

결국 그는 농민들의 고혈을 짜다가 양반들의 재산까지 손을 대는데, 그동안 무과세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던 양반들에게 날벼락 맞은 심정이었을 게다. 연산군의 학정을 수수방관하던 양반 기득권층들은 결국 자신들의 재산을 세금으로 빼앗는 연산군의 등에 비수를 꽂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노무현 정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노 정권은 강남의 부자들을 겨냥해 종부세를 전격 도입한다. 거위 털을 뽑듯 조용하게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징세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례다. 거위 털을 마구 뽑아내니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렸다.  결국 부동산 값도 잡지 못하고 세금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부자도 서민도 모두 비명을 지르게 해서야 어떻게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는가?


미국도 마찬가지다. “Read my lips. No new taxes.(나를 믿으세요. 절대로 새로운 세금은 없습니다.)”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아버지’ 부시가 한 말이다. 부시는 이 말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걸프전에 따른 재정적자를 메운다는 구실로 ‘사치세(Luxury Tax)’를 만들었다. 고급 선박, 개인비행기, 모피, 보석에 10%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게 골자였다.


시장을 무시한 ‘바보세금’의 후유증은 엄청났다. 선박, 항공, 의류, 귀금속 산업이 휘청거리며 실업자가 쏟아져 나와 경제가 엉망이 됐다. 미국 정부 손에 들어간 사치세 수입은 고작 3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아담 스미스는 저서 ‘국부론’에서 “국가가 빈곤과 절망에서 벗어나려면 안정적인 정부, 예측 가능한 법률, 부당한 과세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나 지금이나 잘못된 조세정책은 백성들을 고달프게 한다. MB정권은 물론 다음 집권자들도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조회: 3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