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뇌물과 알선수재 배임수재로 얻은 금품에 대해 최고세율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하도록 소득세법이 개정됐다.
그러나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소득세법 개정 전 받은 뇌물에 대해서도 소득세법의 ‘기타소득' 중 ‘사례금'에 해당한다며 추징금 외에 종합소득세를 따로 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을 지낸 A씨가 서울 삼성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과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1억원의 뇌물에 대한 추징은 국가에 귀속되는 것이며, A씨가 사례명목으로 받은 뇌물이 원소유자에게 되돌려진 것은 아니다”라며 "소득을 얻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으므로, A씨는 세법상 기타소득 중 사례금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를 별개로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A씨는 3100억원짜리 수하물처리시스템을 특정업체가 수주하도록 도와주면서 "큰 공사를 땄으니 인사를 하라. 앞으로도 설계변경 등 협조가 필요하지 않느냐”며 5억원을 요구했다가 1억원을 받았다. 2005년도의 일이다.
뇌물수수사실이 적발된 그는 2007년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고 지난해 추징금 1억원을 납부했다. 그러자 세무당국은 1억원에 대한 종합소득세 3700여만원을 부과했다.
A씨는 “뇌물을 받은 것은 세법이 개정되기 전이므로 소급적용은 위법”이며 “추징금 1억원을 냄으로써 뇌물로 얻은 소득이 없어졌고, 뇌물액 전체를 추징하고 세금까지 부과하는 건 이중처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 소득세법상에도 종합소득세 부과대상인 기타소득 가운데 ‘사례금' 항목이 뇌물에 대한 과세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또 추징금은 국가에 귀속되는 형사처벌 행위이지, 소득을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아니므로 소득은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세무사신문 제562호(201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