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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182]
증권사 보고서 줄줄이 허탕…이유는 `검은공생'
[연합뉴스 2011-10-20]
애널리스트ㆍ펀드매니저 유착 관행에 개미들만 `피멍'


    증권사들이 주가 상승을 예고한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한 데는 증권업계의 뿌리깊은 `검은 공생'이 주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작성하는 기업분석 내용이 자산운용사 등 기관에 미리 유출된 탓에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는 거꾸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의 정보와 기업분석 보고서가 운용사 펀드매니저 등에게 사전에 전달돼 운용 펀드나 기금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됐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된 셈이다.

   상당수 애널리스트는 매니저의 인기투표(언론사 폴) 결과나 주문 액수에 따라 연봉 수준이 결정되는 현실에서 보안의식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애널리스트와 매니저 사이에 부적절한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질 때가 많다.

   가장 흔한 유착 방식은 애널리스트가 기업탐방 결과나 기업 내부 정보를 펀드매니저에게 먼저 흘려주는 것이다.

   매니저는 이 정보를 이용해 해당 종목을 미리 매수하고 실제 분석 보고서가 나오거나 재료가 알려져 주가가 오르면 그때 주식을 처분해 쉽게 차익을 얻는다.

   이들은 설명회와 기업탐방 동행, 전화콜 서비스 등을 통해 수시로 접촉하면서 의견을 나눈다. 증권사 법인브로커의 접대 자리에 매니저와 애널리스트가 동석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매니저와 애널리스트가 자주 교류하다 보면 직업적 관계를 떠나 사적으로 친해지는 사례가 많다.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고 나면 윤리의식이 실종돼 사전정보 제공과 미공개 정보 교류 등 위법 행위가 거리낌 없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 증권사가 애널-매니저 유착 조장
    애널리스트가 소속된 증권사가 검은 유착관계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들은 매니저와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한 건수를 조사해 애널리스트 성과를 평가할 때 반영하기도 한다. 애널리스트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매니저와 접촉 횟수를 늘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들의 공식적인 접촉 창구는 설명회(프리젠테이션)와 동행 탐방, 기관콜 서비스 등이다.

   설명회는 운용사 매니저나 기관 운용역들이 특정 업종이나 종목, 시장에 대한 설명을 요청할 때 이뤄진다. 애널리스트가 주로 기관을 방문해 다수의 매니저 앞에서 설명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때는 내밀한 정보가 좀처럼 전달되지 않는다.

   동행 탐방이 가장 문제다. 서울 근교와 지방에 있는 상당수 탐방 대상 기업으로 장시간 이동할 때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정보가 유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매니저가 탐방 기업에 대한 일반 정보를 묻는 것뿐 아니라 보고서는 언제 발간할 것인지, 목표가격은 어느 수준으로 생각하는지 등 곤란한 질문을 할 때가 많다. `절대 갑'의 위치에 있는 매니저가 면전에서 직접 물어오면 답변을 피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기관 매니저에 대한 전화(콜) 서비스도 증권사들의 권장 사항이다.

   애널리스트는 장중에 담당 업종이나 종목에 이슈가 있을 때, 보고서를 발간했을 때 등 수시로 주요 기관에 전화해서 세부 설명을 한다. 이른바 '기관콜'이다.
    기관콜 건수도 성과 평가의 중요 잣대다. 일부 증권사는 자동 전화연결 시스템을 구축해 기관콜 건수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보고서 작성보다 기관콜에 더 비중을 두는 애널리스트도 적잖다. 증권사마다 콜 건수 기준은 다르나 애널리스트별로 통상 주당 30~50번 정도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통화 기록이 남기는 하지만, 더 자세한 설명을 하려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미공개 정보를 전달하는 사례도 있다.

   증권사 한 리서치센터장은 20일 "증권가는 법규정(컴플라이언스) 의식이 높지 않다. 애널리스트가 미공개 정보를 듣고 매니저에게 전달하는 것 자체가 위법인데, 해당 규정을 지키는 사례는 드물다. 어느 수준의 정보 제공이 규정 위반인지 금융당국이 명확하게 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혹 무성해도 실체 못 잡는 금융당국…개미만 피해
    문제는 이들의 유착 관계가 잘 노출되지 않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사이에 방화벽을 만드는 등 유착 관계를 근절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은밀한 통로에서 정보 교류가 이뤄지는 탓에 적발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러나 증권사 분석 보고서와 관련한 위법 사항에 대해 금융당국이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개선 여지는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S증권사와 소속 애널리스트 간 규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애널리스트가 기업분석 보고서를 공표한 이후 24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소속 증권사와 임직원이 매매하지 못하도록 한 금융투자업 감독규정을 무시하고 증권사가 자기계좌로 해당 종목을 매매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해당 증권사는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받았고, 애널리스트는 경징계 조치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준법 의지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증권사 종합검사 때 조사분석자료도 점검하지만, 단시간에 많은 자료를 보기는 어렵다. 다만, 앞으로는 더 철저하게 점검해 차단막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사 주요 정보가 돈이 되는 기관에만 집중되면 개미만 피멍이 드는 것은 불문가지다.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미가 뒷북 투자로 막대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관 매니저들은 메신저 등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애널리스트가 제공하는 정보를 받아볼 수 있지만, 개인은 이런 서비스 제공 대상에서 배제된다.

   이 때문에 정보력에서 떨어지는 개미는 주가가 오를 때 뒤따라 사고, 내릴 때 뒤늦게 파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등 주식시장의 총알받이 신세로 전락한 지 오래다.
    중앙대 경영학과 김동순 교수는 "증권사의 갑인 기관투자가는 늘 정보 우위에 있지만 개인은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증권사와 기관 간 유착이 계속되면 개인만 피해를 보게 된다"며 대대적인 개혁을 주문했다.

 [조회: 1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