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한국은행도 동참할 것인가.
경기둔화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물가가 아직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올해 내 인하는 힘들고 내년 상반기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 "경기침체 막아라"‥각국 속속 금리인하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리인하 물결은 지난 8월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6.25%에서 5.75%로 0.5%포인트 내리면서 시작됐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같은 달 기준금리를 2년만에 0.5%포인트 인하했다. 브라질은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3개월만에 금리를 1%포인트나 내렸다.
이스라엘은 9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인도네시아도 지난달 금리인하 물결에 합류했다. 이어 호주가 이달 초 기준금리를 2년7개월만에 내렸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유럽중앙은행(ECB)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한 조치였다.
지난 4월과 7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 후 4개월만에 금리인하를 전격적으로 단행한 것. 그만큼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준금리가 0~0.25%여서 더 이상 내릴 여지가 없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차 양적완화로 실질적인 금리인하 효과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을 막으려고 통화긴축 정책을 이어온 중국도 최근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완화로 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한은의 결단은‥"내년 상반기" 전망 대세
오는 11일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은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일단 연내에는 금리인하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물가 급등이 가장 큰 부담 요인이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지만, 아직 4% 안팎에 머무르고 있는 물가상승률은 한은에 부담스럽기만 하다.
선진국보다는 경기둔화 추세가 덜한 마당에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했다가 "물가는 방치한 거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지켜만 보기에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동반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제조업체의 업황전망지수는 `급전직하'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 증가율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한마디로 유럽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둔화가 미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상륙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한은도 올해 내는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리투자증권[005940]의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는 힘들겠지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될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006800]의 윤여삼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실물경기 걱정으로 전환되고 있어 한은도 경기부양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이후부터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