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역내 성장 이슈를 선도했다.
박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 성장 세션의 선도 발언자로 나서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서 APEC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 녹색성장, 글로벌 불균형 해소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APEC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고자 역내 경제체(회원국) 간 양자 또는 블록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해 개방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 이를 기반으로 다자 차원의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박 장관은 그동안 FTAAP 창설 논의는 각국의 다른 이해관계로 정체됐으나, 미래 아·태지역 경제통합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세계 경제상황 악화로 다시 나타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배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지리적 특성상 기후변화 위험에 크게 노출된 APEC 경제권이 녹색성장을 통해 환경과 경제가 선순환하는 구조의 성장전략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한국이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발전의 패러다임으로 삼고 2013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를 녹색 분야에 투입하기로 하는 등 사례를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주도로 APEC 5개국(한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과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전문가들이 지난 2년긴 공동 연구한 '녹색성장을 위한 녹색금융에 대한 정책연구' 결과 보고서를 이번 장관회의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APEC 경제체들은 이 연구결과가 APEC의 비전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으며 이런 내용을 공동선언문에 반영하고, 내년도 의장국인 러시아가 이 논의를 발전시켜 주기를 희망했다.
박 장관은 글로벌 불균형 해소에 대해서는 내수와 수출, 저축과 소비, 재정건전성과 복지지출, 성장과 인플레이션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이카로스 신화에서 날개를 만들어준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날개의 밀랍이 녹지 않도록 바다와 태양의 중간에서 날도록 충고한 것을 인용하면서 APEC 재무장관들이 균형잡힌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관련, 박 장관은 지역 금융안전망의 강화를 강조했으며 캐나다, 멕시코,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이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이에 따라 APEC 역내 경제체들이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해 함께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공동선언문에 반영했다.
아울러 APEC 재무장관들은 공동선언문에서 현재 아·태지역 전반의 성장과 고용 모멘텀이 약해져 있고, 자본유출입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균형잡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주요20개국(G20)의 노력을 APEC 역내에도 확산시키고자 선진국은 신뢰 회복과 경기 부양을 위한 명확하고 신뢰할 만한 조치들을 취하고, 신흥 흑자국은 글로벌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내수확대와 유연한 환율정책을 병행하기로 했다.
또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무역과 투자의 개방을 촉진키로 약속했다.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금융소외계층 포용'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런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금융소외계층 포용'은 새로운 금융상품과 혁신적인 공급채널 등을 통해 금융접근성을 개선해 가계소득을 높이고 국가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다.
APEC은 세계 GDP의 56%를 차지하는 최대 지역 협력체로 1989년 12개국으로 출발해 현재 21개국으로 늘었다. 대만과 홍콩이 참여해 국가 명칭과 국기 사용이 금지돼 회원을 국가가 아닌 '경제체'(Economy)로 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