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이 강한 파생금융상품의 거래 규모가 매년 급증해 연내에 사상 처음으로 3경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금액은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달러선물, 국채선물,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장내 파생상품과 주식, 이자율, 통화, 신용 등과 연계된 장외 파생상품 거래액을 모두 합친 것이다.
15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장내ㆍ외 파생상품 거래대금은 2경8천537조원이었다. 장내와 장외는 각각 1경4천538조원, 1경3천999조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전체 거래대금이 3경35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 예산 100배 수준에 육박하는 수치다.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장내 거래대금은 1경4천266조원이다. 10월까지 월평균 수준이 거래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예상 거래대금은 1경7천119조원에 이른다.
금감원이 집계한 지난 6월 말까지 장외파생 거래대금은 6천614조원이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예상치는 1경3천229조원이다.
장내와 장외 거래를 합한 국내 파생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06년 1경원 수준이던 거래대금은 2008년 2경1천148조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경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장내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장내 파생상품 거래대금은 2006년 이후 작년까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거래대금 증가율은 27%에 달했다. 올해에도 20%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장내시장은 이미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37억5천200만계약으로 전 세계 거래소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독일 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18억9천700만계약으로 한국거래소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장내 파생거래가 매년 급증하는 것은 스캘퍼(초단타매매자)의 시장 참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수가 올라가면 매매 가격이 높아져 선물·옵션 등 거래가 줄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자금력이 뒷받침되면서 순식간에 사고파는 고빈도 거래자, 즉 스캘퍼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파생상품 계좌수는 작년 말과 비교하면 거의 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외 시장도 매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 속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둔화하는 추세다.
2007년과 2008년에 전년대비 각각 72.6%, 45.8% 급증했으나 2009년과 2010년 거래 증가율은 4.9%, 7.2%에 그쳤다. 올해는 금감원이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선물환 거래 등 외환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장외거래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통화선도나 통화스와프 등 통화 관련 파생상품 거래는 위축됐다.
장내파생과 장외파생의 거래대금은 작년부터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2008년 장내시장 거래대금은 장외시장보다 4천조원 가량 적었으나 2009년 2천조원 수준으로 그 차이가 줄었고, 2010년에는 장내시장 거래가 538조원 더 많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연구위원은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 등 장내 상품은 레버리지(지렛대)를 선호하는 개인이 몰리면서 급성장했으나, 주로 법인이 많이 활용하는 장외 상품은 정부가 강하게 규제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이 둔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