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세계로 확산하는 불황에 대비하고자 2012년도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내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어두운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활력을 회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의 조기배정과 조기집행을 통해 재정대응을 강화함으로써 경제활력을 복원한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박 장관은 "대외여건의 변동성이 매우 크고 대내적으로도 취약부문이 많아서 안정을 도모하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활력을 발굴하고 녹색성장이나 서비스산업선진화 등의 과제도 더욱 박차를 가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전망이 낮아지는 추세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민간분야, 국책연구기관 등 전망치를 존중해 최대한 현실과 근접한 전망치를 발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내년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급격한 경착륙이나 재침체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버핏세'(부자증세) 논의가 국내에서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로 확산한 것과 관련해 박 장관은 "세수에도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견해를 재확인했다.
그는 "버핏세는 자본이득에 대한 미흡한 과세로부터 논의가 출발했는데 우리나라에선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문제로 논의가 바뀌어 전개되고 있다"며 최고구간 감세를 철회한 지 얼마 안 돼 증세논의로 가는 것은 "너무 단기간에 급격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어렵고 투자도 늘려야 하고 일자리 하나가 아쉬운데다 저축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또 사회보험료 등의 최고구간요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상임위 심사결과 내년 예산안이 10조8천억원 순증한 것을 지적하며 "예결위 예산안 조정소위에서 충분히 경청하고 재정원칙과 방향에 맞는 것을 반영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또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등 최대한 증액을 억제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국의 국채금리 급등에 대해서는 "유럽 은행들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발생해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통화스와프 등에 힘입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한치의 착오 없이 외환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대책으로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사항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후속대책은 내년 예산안이나 법안 등에 반영해야 할 사항이 있어 국회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원만하게 국회가 재가동해 순조롭게 후속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물가와 관련해선 "여전히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이고 글로벌 차원에서 유동성이 상당히 풍부한데다 유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도 물가여건이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의 진정성을 이해해달라는 말도 했다.
그는 "편법논란이 계속될까 봐 새로운 물가지수를 발표할 때는 기존방식에 따른 물가상승률까지 공개하기로 했다"며 "편법에 의존해 물가부담을 낮아 보이게 하려는 게 아니다. 진정성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실업률이 정확한 고용상황을 반영치 못한다는 지적에는 "우리 고용시장의 특수성과 국제기준과의 정합성, 국민의 정확한 통계에 대한 갈증을 한꺼번에 충족할 묘안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국제노동기구(ILO) 논의 동향에 발맞춰 ILO가 확정해주는 고용보조지표로 (관련 통계를) 나중에 전환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50~60대 자영업자 증가를 놓고는 "쭉 줄어들던 자영업자가 몇 달 전부터 다시 반등하는 모습인데 선진국과 비교하면 자영업자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특성을 단기간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자영업자 대책은)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이행하기 위해 계속 정책노력을 기울여야 할 분야로 추가로 세울 대책이 없는지 검토해서 필요하다면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