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들이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금융 불안이 심화하는 와중에 고위험 등을 이유로 일반 은행에서 홀대받는 중소기업을 위해 `금융우산'을 활짝 펴든 것이다.
대출환경이 훨씬 열악해졌는데도 중소기업 지원에 기꺼이 나선 것은 상생을 주문한 금융당국에 대한 화답이다.
기업은행[024110]의 지원 방식은 운전자금 대출금리 인하다.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인하폭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법상 중소기업에 대한 의무대출 비율은 70%이지만 지금은 80%를 넘는다.
대출처의 90% 이상(대출금액으로는 60%)이 종업원 20인 이하 영세사업장인 점을 고려한 조치다. 재무제표조차 없는 기업에도 돈을 빌려준다.
산업은행은 `꿈나무 중소기업'에 지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벤처ㆍ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상반기 순이익 1조원 중 10% 정도 대손 처리를 각오하고 벤처ㆍ창업기업에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대 1천억원까지 떼일 수도 있지만 기업의 장래성만 믿고 거액을 베팅하겠다는 각오다.
기업에 빌려주는 자금의 불량채권 비율은 통상 2% 정도다.
지난 9월에는 1조원 규모의 `KDB 파이오니어 프로그램'을 마련, 1년 기한으로 한도 소진 때까지 운용하고 있다.
창업 7년 이내이면서 매출액 30억원 이하인 기업과 매출액 제한 없이 창업 3년 이내인 곳에 3천억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성장ㆍ성숙단계에 있는 벤처와 중소ㆍ중견기업에는 7천억원을 할애했다.
중소협력기업에는 저금리로 대출해 주는 동반성장펀드대출을 확대했다. 은행 자체 조성 자금규모를 올해 들어 500여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늘린 것이다.
동반성장펀드대출은 대기업이 은행에 예금을 넣어 조성한 자금과 은행 자금을 1:1 비율로 섞어 매칭펀드를 조성해 빌려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협력기업은 2% 이상의 금리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지원 프로그램을 이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동반성장이다.
수은은 지난 9월 말부터 포괄수출금융 2조원 등 2조2천500억원을 중소·중견기업에 추가로 지원하고 포괄수출금융 지원 대상에서 대기업을 제외하는 등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을 펴왔다.
수은 관계자는 1일 "내년에도 중소기업 대출이 확대될 것이다. 이달 안에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여신지원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작업을 마치겠다"고 전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중소기업의 금융지원 애로사항을 전담하는 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도 지난달부터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회원사에 대해 1조원 한도로 대출금리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책금융기관들의 이런 상생 행보는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독려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커진 탓에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거나 기존 대출금을 회수할 것에 대비해 중소기업 특별 지원조치를 독려해왔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최근 증가하고 대출금리도 내려가고 있으나 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한 데 따른 일시적인 `풍선효과'일 뿐 중소기업의 대출환경은 열악하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국내 경제에서 중요도가 높지만, 대외 충격에 취약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