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여의도 사학연금공단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한국세무학회 심포지엄의 편파적이고 왜곡된 진행을 항의하기 위해 120여 명의 세무사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공인회계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를 골자로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과 ‘세무사의 재무관리상태진단 허용’을 위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의 국회통과 저지를 위해 공인회계사회가 한국세무학회를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세무학회는 심포지엄 개최와 관련해 이해 당사자인 한국세무사회에 발표는 물론 토론 참여도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아 학회 운영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세무학회는 여의도 사학연금공단 세미나실에서 ‘회계·세무관련 자격사제도 선진화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세무학회는 회계·세무관련 자격사간의 불필요한 직역 갈등을 해소하고 국제 표준에 맞는 회계·세무 관련 자격사 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심포지엄 개최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세무학회의 이번 심포지엄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회계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를 위한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해 논리적으로 궁색한 공인회계사회가 세무학회를 이용해 법안통과를 무력화하겠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은 공인회계사회가 과거부터 주장했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용역의 책임연구자이자 사회자인 이전오 성균관대 교수는 “오늘 발표는 박재환 교수께서 한국공인회계사회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발표하는 것으로 한국세무학회의 의견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힙니다”라고 말해 심포지엄 개최의 성격과 의도가 순수하지 못함을 뒷받침했다.
또한 세무학회와 회계사회는 발표내용을 듣기 위해 참석한 세무사들의 심포지엄장 입장을 막는 상식 밖의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주제발표에서 회계사 자격을 소지한 박재환 중앙대 교수는 ▲세무사는 회계사 직역의 일부를 허용한 파생자격에 불과해 공인회계사가 세무사 자격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세무사가 건설산업기본법상의 재무관리상태진단 업무를 하도록 해서는 안된다며 과거 공인회계사회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또 ▲공인회계사만으로 충분히 세무서비스 공급이 가능하므로 세무사 자격을 공인회계사 자격에 흡수해 폐지하거나 세무대리기본법을 제정해 세무사제도를 폐지하거나 ▲세무대리에 관한 직무규정을 공인회계사법에 직접 규정해 세무사제도의 독자성을 부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공인회계사회가 기획재정부 및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청원서)의 내용과 같은 것으로, 심포지엄 개최 취지로 내세운 ‘자격사간의 불필요한 직역갈등 해소와 국제표준에 맞는 회계·세무 관련 자격사제도 개편방안 마련’과는 전혀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무학회가 이런 불공정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공인회계사회 주장을 대변하게 된 배경에는 세무학회가 공인회계사회로부터 6000만원이라는 거액의 연구용역비를 지급 받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실제 이날 심포지엄 연구자와 발표자가 세무사자격 자동부여의 폐지 대상 자격인 회계사 및 변호사 자격자일 뿐만 아니라 토론자 6명 중 4명이 회계사 자격자와 변호사 자격자이며, 토론자도 회계사회에서 선정한 것으로 세무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이해하기 힘든 불공정 심포지엄이 개최된 데는 세무학회가 연간 찬조금 1억4000여만원의 절반에 가까운 6500여만을 공인회계사회와 회계법인에서 지원받고 있기 때문이며, 이번 심포지엄도 토론자 선정은 물론 심포지엄 장소 대관료를 공인회계사회가 지불하고 발표자료 인쇄도 대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편파적이고 공정성이 결여된 심포지엄 개최와 진행은 결국 국회에 상정돼 심의중인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와 세무사에게 재무상태진단업무를 허용하는 법 개정안 저지에 나선 공인회계사회 주장을 대변하기 위해 ‘급조’된 것이며, 이로 인해 세무학회가 공인회계사회의 이익을 대변하는 학술단체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세무사신문 제569호(2011-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