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버지가 진 억대의 빚을 떠안았던 8살짜리 남자 어린이가 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파산9단독은 2억4000만원의 빚을 진 A군에게 법정대리인인 어머니가 낸 파산신청을 받아들여 파산선고를 내렸다고 지난 6일 밝혔다.
A군은 지방에서 김치공장을 하던 아버지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으로 부도를 낸 뒤 이듬해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빚을 안게 됐다.
남편이 수억원의 빚을 남긴지도 모른 채 서울로 이사해 식당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 온 A군 어머니는 지난해 4월 법원으로부터 "농협 등 5곳의 금융기관에 진 2억4000만원의 채무를 상속인인 A군이 갚아야 한다"는 통지서를 받고서야 빛을 진 사실을 알았다.
당황한 A군 어머니는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파산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대답을 듣고는 파산을 신청했다.
A군은 현재 면책 심리를 받고 있다. 법원의 면책 결정을 받으면 아버지의 빚은 모두 취소되고 파산자로서의 신분상 제약도 사라진다.
2002년 개정된 민법은 ‘상속인은 피상속인에게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등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이전 민법은 ‘사망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로 돼 있어 J군은 개정전 민법의 적용을 받았다.
상속포기는 빚과 재산을 모두 물려받지 않는 제도이고, 한정승인은 유산의 범위에서 빚을 갚도록 하는 제도이다.
제 397호 (200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