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경영지도사의 자격으로 기업진단 업무를 수행해 온 정병창 세무사는 지난해 말 세무사가 건설업 재무관리상태진단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에 대해 “개인적으로 꼭 반갑지만은 않다”고 농을 건넸다.
이제껏 기업진단 업무와 관련해 세무사업계 내에서는 두각을 드러내고 수입도 짭짤했는데 이제 모든 회원이 경쟁자가 되었다는 애교섞인 ‘엄살’이다.
그러나 정 세무사는 “세무사로서 감개무량함을 느낀다”고 말하고 50년의 숙원을 해결한 정구정 회장의 노력에 감사하며, “현 시점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기업진단이란 업무가 단순히 세무사의 업무영역확대나 수입증가로만 봐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 세무사는 기업진단(재무관리상태진단) 업무의 취지인 객관적이고 엄격한 기업진단 업무수행을 통해 건설업체의 재무상태 건실화에 기여하고, 건설업 분야의 신뢰도를 회복시키며,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간접적인 지원을 세무사가 적극 수행해야 하는 막중한 의무가 생겼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 정구정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노력으로 세무사의 재무상태진단업무 수행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업무영역의 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큰데, 소감은.
“먼저 정구정 회장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열정적인 노력으로 커다란 성과를 이루어 내신 것에 세무사의 한 사람으로서 감개무량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기업진단 수입이 감소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겠지만요(웃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건설업 기업진단은 많은 진단가능 업종들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우리 세무사들이 가능한 진단의 출발점이 건설업이라는 것을 꼭 주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기업진단 분야가 많습니다. 세무사의 업무영역확대가 더 많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 건설업체의 재무관리상태진단 업무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수행하게 됐나요.
“저는 건설교통부 인가 사단법인인 건설관련 연구소에 입사한 2002년1월부터 기업진단 업무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중소 건설업 분야에는 M&A와 기업진단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러한 업무를 직접 경험하게 되면서 M&A와 기업진단이 저의 전문분야가 되었고 특히 상대적으로 건수가 많은 기업진단은 매일 수행해야 하는 상시 업무였습니다.
경영지도사 자격 취득은 2000년(경영지도사 15기)이었구요. 물론 2003년 건설업 관리지침이 개정되면서 주기적 신고(일명 3년 갱신신고)에서 기업진단 의무화 규정이 삭제되면서 기업진단의 업무량은 2006년부터 급격히 감소하였습니다.
하지만 보완되고 있는 건설업 관리지침(기업진단지침 포함)을 보건데 기업진단업무는 앞으로도 더욱 강화되어서 실행되어야, 업체간의 형평도 유지하고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진 건설업체를 더욱 내실있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재무상태진단보고서 작성 의뢰 건수는 월 평균 얼마나 되며 세무사사무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고 앞으로의 전망은.
“과거 진단기관에서 근무 당시 수행했던 작성건수는 월평균 100건 정도 였습니다. 지금 세무사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수행하는 작성건수는 월평균 10~20건 정도입니다.
과거에 비하여 기업진단지침이 많이 강화되어 기업진단을 통한 실질자본금 충족이 불가능한 업체가 많이 늘었고 앞에서도 밝혔듯이 주기적 신고시 진단업무가 거의 사라져 그만큼 업무량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건설업 등 등록기준 자본금이 있는 업종들의 재무구조 개선 및 과당경쟁 및 부실공사 등의 방지를 위하여 기업진단은 꾸준히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등록관청의 담당자(순환 보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들의 전문적인 회계지식의 부족과 과다한 업무량도 외부 전문가에 의한 기업진단을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 세무대리를 해 주는 거래처이더라도 진단보고서를 작성해 주면 별도의 보수를 받을텐데
“세무대리를 하는 거래처도 기업진단업무는 존재합니다. 물론 정해진 보수표(자산 2억원일 경우 건당 60만원∼100만원사이가 주류를 이룸)대로 수수료를 받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받고 있나요. 법인의 자산규모에 따라 금액에 차이가 있는지. 신설법인은 기존법인과 진단관련 보수를 다르게 받고 있습니까.
“앞에서 밝혔듯이 진단수수료는 신규회사는 60만원(자산총계 2억원 기준, 부가가치세 별도)부터 자산총계 1억원 초과시마다 3만원씩 추가 수수료, 기존법인은 70만원(자산총계 2억원 기준, 부가가치세 별도)부터 자산총계 1억원 초과시마다 3만원씩의 추가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축공사업을 신규로 등록하는 수시 결산 재무제표상 자산총계가 5억원인 업체의 진단수수료는 79만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진단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 재무상태진단업무를 수행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입니까.
“재무상태 진단업무 수행시 유의해야 할 주요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건설업과 기업진단지침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건설업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하면 기업진단을 정확하게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진단의 책임은 결국 진단자에게 있으므로 건설업체를 사전에 주의깊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놓아야 합니다.
둘째, 수진(진단의뢰)업체가 기업진단을 의뢰한 목적과 사유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실태조사를 위한 기업진단 업무 수행인데 주기적 신고를 위한 기업진단으로 잘못 파악하게 된다면 진단기준일이나 예금 평잔 등에서 오류를 범할 수 있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셋째, 기업진단기준일의 정확한 확인입니다. 건설업체들은 기업진단보고서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언제 기준으로 어떻게 기업진단에 대한 증빙을 준비해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재무제표를 수시 또는 정기결산하기 위해서는 기업진단기준일에 대한 명확한 확인이 필요한 것입니다.
넷째, 예금평균잔액에 대하여 명확하게 평가하고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설업체에서 가장 확인하기 어려우면서도 가장 쉽게 생각하는 것이 예금에 대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예금을 확인하기 위하여는 금융거래확인서를 금융기관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을 확인하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째, 회사에서 제시하는 서류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수진업체는 기업진단보고서(재무관리상태진단보고서)를 받지 못하면 실질자본금이 부족하므로 건설업을 몇 개월간 수행할 수 없는 영업정지(평균 2개월∼6개월) 상태에 직면하게 되므로 기업진단을 받고자 갖은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진단자는 정확하게 서류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여섯째, 기업진단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증빙서류를 잘 받아 두어야 합니다. 기업진단 업무가 종료되면 사전감리를 통하여 협회 경유를 하게 되며 추후 사후감리를 받게 되므로 추가 자료 요청시 대응을 적절하게 하기 위해서도 증빙서류를 잘 보관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곱째, 기업진단 수행을 위한 적정한 수수료는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진단 업무의 특성상 진단이 종료되면 재무관리상태진단보고서가 발행되고 수진업체에게 제공되고 나면 수수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히 많이 존재하게 되며, 수수료 인하가 결국 부실진단으로 이어지는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덟째, 진단업무 수행시 수진업체의 이야기를 잘 조율해서 들어야 합니다. 수진업체들은 진단만 통과되면 건설업을 수행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되므로 어떻게든 진단을 받으려고 합니다. 특히 등록관청이나 협회와의 관계 등을 내세우며 진단만 해주면 문제가 없다는 식의 감언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아홉째, 진단이 불가능했던 업체(재무제표 분식 및 증거서류 조작과 같은 중대한 사안)는 협회측에 보고하여 해당업체가 다른 진단자를 통하여 기업진단이 발급되는 사례를 막을 수 있게 적극 협조해야 합니다.
이는 부실업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자 업체와 진단자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열 번째, 기업진단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수행해야 합니다. 또한 철저하게 파악하여 업무를 전문가답게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무관리상태진단보고서 하나가 건설회사 하나를 부실하게 출발하는지, 건실하게 출발하는지를 결정하는 열쇠가 되기 때문입니다.”
세무사신문 제573호(2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