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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5384]
세무사가 재무관리상태진단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의 의미와 효과


김 웅 희 박사
조세연구소 연구원


많은 세무사들이 작금의 업계현황을 ‘위기’라 말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매년 시장에 쏟아지는 신규 자격자에 의한 공급과잉이다. 사무실만 열면 고객이 찾아오던 호시절은 지나간 과거 회상의 푸념거리가 되었고 언제부터인가 “뛰지 않으면 유지도 어렵다”고 하더니 이제는 “뛰어도 소용없더라”라는 신규 세무사들의 절규도 들린다.

이렇듯 세무사업계를 둘러싼 어려운 ‘환경’은 세무사간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켰고, 세무서비스시장의 모순을 가져왔다. 제살 깎기식의 ‘덤핑경쟁’이 몇십년째 세무서비스 보수를 동결시켰고, 무료서비스(물량덤핑)의 무리한 경쟁으로 4대보험업무을 무보수로 부담하게 된 안타까운 업계 현실이 그 사례이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대증적 처방으로 업계내에서는 세무사시험합격자 배출의 축소, 보수규정의 부활 등이 제시되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처방은 새로운 직무영역 확대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세무사업계가 그 동안 세무사직무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개선에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왔던 가장 큰 이유이다. 회계분야의 ‘기업(재무상태)진단’과 법무분야의 ‘조세소송’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세무사업계는 그 동안 이러한 직무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 왔지만 회계사업계와 변호사업계의 반대로 번번이 실패해 왔다.

이와 같이 회계사업계의 반대 등 지난 과거의 아픈 경험에도 불구하고 ‘세무사에게 건설업의 재무관리상태진단업무를 허용’하는 건설산업기본법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2011년 1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어 2012년 1월 17일 법률 제11181호로 공포되었다.
이에 따라 금번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의 의미와 효과를 되새겨 보기로 한다.

“세무사는 회계전문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

첫째, 세무사가 조세전문가이자 회계전문가로서의 정당한 지위를 자리매김 하는 계기가 되었다.
‘회계’라는 용어는 본래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활동상황을 일정한 계산방법으로 기록하고 정보화하는 것’이 그 사전적 의미이고, 독립적으로 사용될 경우 경제활동 일반과 관련된 정보화 업무 즉 ‘기업회계’를 지칭하는 용어가 된다. 다만 조세의 부과는 경제활동을 대상으로 하여 이로부터 과세표준을 산출, 세액을 계산하는 것이어서 그 과정상 회계적 조작을 수반하게 되고 이와 같은 과세목적에서 이루어지는 회계가 ‘세무회계’이므로(고등법원 2004.11.19 선고 2004카합2678) 세무사의 업무에 있어서 ‘회계’는 당연히 전제되거나 수반되는 업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무사의 회계업무 수행여부에 대해 회계사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다. 1975년 소득세제가 종합소득세제로 전환되고, 1977년 부가가치세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면서 1978년 ‘기장대행 업무’가 세무사의 직무로 신설되었다. 이 당시 근거과세와 자기계산에 의한 ‘신고납부체제’의 성패가 세무사의 성실기장 유도에 달려 있다는 정책적 명분이 명확했음에도 불구하고, 세무사법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세무사의 장부기장(Book Keeping)은 “(조세)신고를 위한” 목적으로 한정되었다. 회계사업계의 반대 때문이었다. 2011년에 도입된 세무검증제도는 그 업무의 본질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성실신고확인제도’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다. “세무사는 감사(증명)업무를 할 수 없다”는 회계사업계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세무사는 회계사업계의 반대로 회계기준에 따라 정당하게 회계장부를 작성하고서도 해당 기업의 재무관리상태에 대한 분석·검토·평가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할 수 없었고 회계전문가로서의 입지도 내세울 수 없었다.

이와 같이 관련 업계의 반대에 불구하고 세무사가 기업진단업무를 하게 되었다는 것은 세무사의 회계분야 직무에 있어서 기장대행, 세무조정업무의 신설에 이어 획기적인 사건이다. 재무관리상태를 진단한다는 것은 곧 “세무사가 작성한 재무서류를 스스로 분석·검토·평가함으로써 회계업무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회계전문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건설업 기업진단은 타부처 기업진단의 모델

둘째, 세무사에게 재무관리상태진단업무를 허용하도록 건설산업기본법이 개정됨으로써 앞으로 타부처 또는 법령(진단요령)상의 기업진단을 세무사가 수행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게 되었다.
현재 건설업 등록시의 재무관리상태진단에 관한 규정(진단자 범위 등)은 ‘법률’에 직접 규정되어 있는 반면, 다른 기업진단은 대부분 소관부처에서 고시한 ‘진단요령’ 또는 ‘진단요강’ 등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또한 매년 제출되어지는 기업진단보고서 중 건설산업기본법상의 기업진단보고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부처는 국토해양부의 건설업에 대한 기업진단을 모델 또는 기준으로 삼고 있는 형편이다. 

새로운 수익의 블루오션(미래) 창출 

셋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세무사합격자의 증가와 경기침체로 어려워진 세무사업계에 있어서 ‘세무사의 기업진단업무’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블루오션이 되는 만큼 세무사업계의 새로운 미래가 된다는 점이다.
특히 기업진단의 업무는 회계기록에 대한 분석·검토·평가 뿐만 아니라 실질자본에 대한 “적격” 및 “부적격”의 진단의견을 표명하는 업무인 만큼 차후 세무검증, 세무감사 등의 업무로 발전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뿐만 아니라 추후 중소기업에 대한 독자적인 회계기준이 마련되는 경우 세무사가 회계‘인증’업무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도 가지게 된다. 이러할 경우 세무사는 외감법상의 외부회계감사를 받지 않는(자산규모 100억 미만의) 중소기업의 회계업무를 최종적으로 책임지게 된다. 이러한 점이 회계사업계가 금번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에 반대한 가장 큰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자존심 회복 및 회계사와의 대등한 경쟁관계 정립 

넷째, 그 동안 터무니 없이 건설업체에 대한 기장대리업무를 공인회계사에게 빼앗겨 왔던 세무사업계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공인회계사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 있다.
그동안 ‘기업진단’업무는 공인회계사와의 경쟁관계에 있어서 세무사의 아킬레스건이 되어 왔다. 세무사는 기업진단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업진단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업체는 공인회계사에게 빼앗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세무사가 수임업체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관련 서류를 모두 작성하여 공인회계사 또는 경영지도사에게 건네주어야 했으므로 세무사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왔다. 그러나 법개정이 공포된 이후에는 기업진단 문제로 공인회계사에게 수임업체를 빼앗기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건설업체와의 Win-Win 관계 형성 

다섯째, 법 개정으로 건설업체들은 기장을 맡기고 있는 세무사들로부터 재무관리상태진단을 받을 수 있게 되어 건설업체들은 재무관리상태진단에 따른 비용절감과 함께 편익을 제공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무사에게 기장을 맡긴 건설업체가 공인회계사에게 재무관리상태진단을 받아야 하는 시간적, 행정적, 금전적인 부담은 실제로 중소건설업체가 겪고 있는 고충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재무관리상태진단을 받아야 하는 건설업체가 회원사로 대부분 소속되어 있는 대한전문건설협회가 국회심의과정에서 건설산업기본법일부개정안에 법개정 청원의견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앞으로도 중소기업중앙회 및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단체와 계속 Win-Win할 수 있는 협력체제를 갖추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금번 건설산업기본법개정은 상처입은 세무사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회계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데 기여하였으며, 아울러 새로운 업무영역의 확대로 세무사업계의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회원들이 단합하면 제도개선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지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내외에 세무사회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세무사신문 제573호(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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