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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215]
선거철 정치권서 중소기업 보호 범위 쟁점화
[연합뉴스 2012-2-8]
中企 적합업종 법제화 놓고 파열음 발생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중소기업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 성장의 최대 화두는 중소기업 영역에 대한 보호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마련해야 하느냐다.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둘러싼 논란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적합업종 제도가 강제성이 없으므로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미 폐기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를 부활하는 것은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적합업종 지정해 中企 보호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병존하는 시장구조에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진출하는 것을 억제하려고 도입됐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는 민간 기구인 동반위가 제도 운용의 주체다. 동반위는 적합업종을 한시적으로 규정하는 `일몰제' 도입, 중소기업 책무성 강화 등을 통해 과거 법으로 강제했던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와 차별화해 운영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적합업종 제도는 1979년 도입된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가 2006년 폐지되고서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침범이 확대됐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09년 출자총액제한제가 폐지되고서 대기업의 사업확장에 대한 규제가 사라진 것이 적합업종 논의의 기폭제가 됐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고유 영역이던 기업소모성자재(MRO), 대형 슈퍼마켓(SSM), 금형산업, 외식산업 등에 대기업이 무차별적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감세와 규제 완화 등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늘리는 데 한 몫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에서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과 내수에 한정된 중소기업간 양극화의 골이 깊어졌다.

   대기업이 잘되면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이익이 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트리클다운)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기업의 세전 순이익률은 2007년 7.9%에서 2010년 8.4%로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은 3.8%에서 2.9%로 떨어졌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는 중소자본으로 운용해도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업종이나 품목을 중소기업에 몰아주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중소기업이 운영해도 충분히 기술적 효율성이 보장되고 생산기술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작은 부분에 한정해 업종과 품목을 지정한다는 것이다.

   동반위는 적합업종 논의와 선정이 정부의 입김이나 외압을 배제한 순수 민간협의 형식으로 이뤄지는데다 법적 강제성도 없어 시장 원리에도 맞는다는 입장이다.

  
    ◇"적합업종 법제화해 강제성 둬야"
    적합업종 제도를 둘러싸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파열음이 곳곳에서 나온다.

   중소기업 측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부터 중소기업이 보는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법제화를 통해 적합업종제도에 강제성을 둬야 한다고 맞선다.

   중소기업중앙회 유광수 동반성장실장은 8일 "중소기업이 먹고살 것을 대기업들이 다 빼앗아가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생긴다. 대기업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거대한 자본력을 총동원해 중소기업을 쓰러뜨리고서 복종을 강요하는 행태를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정치권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중소기업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동반위의 권고만으로는 법적 구속력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이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등에 업고 발의된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에서는 적합업종 제도를 보호업종 제도로 격상해 재벌 견제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중소기업 보호 필요성이 시급한 업종은 대기업 진출을 사전에 억제하고, 국민 생활과 밀접한 소상공인 분야에서는 `예비 보호업종' 제도도 도입해 한시적으로 대기업 진출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신상철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시장왜곡이 심했기 때문에 적합업종 제도를 도입해서라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한시적이든 효과가 있을 때까지든 (적합업종제도의) 법제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고유업종제 폐기돼 시장 원리에 어긋나"
    대기업 측은 적합업종 제도의 법제화 논의에 강하게 반발한다.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가 폐기처분된 마당에 정부와 정치권이 이미 불량 판정을 받은 제도를 선거철을 앞두고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이른바 `대기업 때리기'를 통해 표를 얻으려는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반감에 정치권이 편승하는 것은 결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저해하고 일자리의 국외 유출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업종 특성에 따라 중소기업이 담당하는 것이 경제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면 시장 원리에 따라 대기업이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므로 정부 개입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황인학 선임연구위원은 8일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정치적 수사가 될 수 있겠지만, 효과는 없고 부작용이 크다. 소비자 후생과 선택권, 산업경쟁력을 희생시키는 제도이며 시계추를 거꾸로 되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적합업종의 법제화가 이뤄지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 국가 간 분쟁조정(ISD) 조항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동반위가 정부의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민간 조직이고 민간의 자율합의에 따라 동반위가 권고하는 형식이므로 ISD와 배치되지 않지만, 적합업종 이행을 법으로 강제하면 국내 대기업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별정책이라는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조회: 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