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본연의 업무인 탈세 차단을 위해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각도에서의 접근을 시도하고 나선다. 광범위한 경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탈세행위 차단을 위해 일반 시민들이 만들어내는 ‘감시망'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매년 경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탈세 규모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울러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탈세의 방법 또한 점차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다.
기존의 행정력만으로는 결코 벌충하기가 힘든 상황인 것이다.
□ ‘시민의 눈' 활용 폭 넓힌다 = 국세청이 짜낸 아이디어는 ‘시민의 눈'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엄연한 범죄인 탈세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심리를 이용, 시민 제보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당근책'을 꺼내놓았다.
국세청은 특히 탈세 제보,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등 현행 포상금 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각종 시민 제보에 따른 포상금 한도액은 1억원. 일정한 지급률 또한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제보를 통해 국세청이 세무조사, 일정액 이상을 추징해야 하며 추징액에 근거해 포상금 액수가 1억원 한도 내에서 조정된다. 다만 탈세 제보 활용 비율에 비해 포상금 제도가 팍팍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어왔다.
실제로 지난해 1∼6월 기간 동안 국세청에 접수된 4282건의 탈세 제보 중 2469건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 2789억원의 추징세액이 부과됐다. 하지만 포상금 지급 건수와 액수(건수 79건, 지급액 13억여원)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탈세 제보 포상금의 한도액을 10억원으로 인상하고 지급률도 상향조정해 실효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전문가와 일반 시민 등으로 구성된 ‘시민 탈세감시단'도 발족,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탈세 감시망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금영수증 발급을 3회 이상 거부한 사업자를 조사 대상에 선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발급 거부 현황은 기본적으로 시민들의 제보가 필수다. 시민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국세청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해, 스마트폰 앱을 통한 신고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인터넷·전화 등 기존 제보 체계의 접근성을 높여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손쉽고 편리하게 탈세 제보를 국세청에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 국세청판 ‘리니언시' 도입 추진 = 탈세차단 대책과 관련해 국세청이 내놓은 방안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도입이다. 이른바 ‘리니언시'(Leniency) 제도로 잘 알려진 이 제도는 현재 기업 간 담합 적발에 유용한 제도로 활용되고 있다.
리니언시는 담합을 도모했던 기업 중 일부가 관계당국(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사실을 고발할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과징금 및 처벌 수준을 면제하거나 낮춰주는 제도.
예를 들어 탈세거래에 공조한 이들 중 한쪽이 공조 및 탈세 사실을 국세청에 제보할 경우 제보자에게 가산세 및 처벌을 경감한다는 것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세기본법에 관련 규정을 신설해야 하기 때문에 국세청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효성 여부는 의문이다. 현재 기업들이 리니언시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탈세 분야에서도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이를 악용한 부류들로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무사신문 제574호(201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