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다음달 2일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신경분리)를 골자로 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농협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경제부문에서는 판매농협의 토대를 구축하고 금융부문에서는 국제 수준의 협동조합 금융그룹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최악의 전산사고 이후에도 수차례 반복되는 전산장애와 정부가 현물 출자할 주식의 종류, 저배당률을 둘러싼 논쟁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음달 2일 `새로운 농협' 출범
농협은 다음 달 2일 하나의 중앙회 아래 경제와 금융 등 두 개의 지주회사로 구성된 `1중앙회 2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2009년 10월 사업구조 개편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한 지 2년5개월 만이다.
경제지주는 기존 경제 관련 자회사 13개를 편입하고 중앙회가 맡은 판매ㆍ유통 등 경제사업을 오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맡을 예정이다.
농협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중앙회 보유 자본금 15조2천억원의 39.1%에 달하는 5조9천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금융지주는 자산 규모가 240조원에 달하는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이자 순수 국내자본의 토종 금융그룹으로 새로이 출범한다.
그 밑에는 다음 달 2일 신설되는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과 함께 기존 금융관련 자회사 등 총 7곳이 편재된다.
농협은 3단계 발전전략을 세우고 오는 2020년까지 금융부문을 총자산 420조원, 순이익 3조8천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1.6%의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중앙회는 두 지주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중앙회와 자회사 간 동반성장을 견인하는 구심체 구실을 한다.
예산과 자금의 통합지원ㆍ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교육지원사업의 성과지표(KPI) 개발 등 교육지원 사업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것도 중앙회의 몫이다.
농협은 이 같은 계획을 토대로 최근 신충식 금융지주 회장 겸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 선임을 마쳤다.
◇출자 종목 이견ㆍ잦은 전산사고 등 난제 `산적'
농협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구조 개편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도 많다.
우선 정부가 출자할 현물주식 1조원의 종류를 두고 정부와 농협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정책금융공사가 보유한 한국도로공사가 가장 유력한 출자 종목으로 거론된다. 농협은 여전히 유동화가 쉬운 산은지주나
기업은행[024110]의 주식을 원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28일 "한국도로공사 주식은 배당률이 너무 낮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성급하게 결정을 내릴 문제가 아니어서 정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최악에는 다음 달 2일을 넘길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나치게 낮은 배당률도 문제다.
농협이 정책금융공사에 대한 배당률을 1% 이하로 적용하기로 하자 정책금융공사가 지나친 저율 배당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농협이 내 호주머니에서 돈을 빼 가려는데 한 마디 상의도 없었다"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해했다.
농협 역시 "한국도로공사 주식을 받게 된다면 배당률이 1%도 안 된다. 오히려 농협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해 4월 최악의 전산사고를 겪고도 여전히 불안한 전산시스템은 농협의 발목을 잡는다.
농협은 지난해 4월 이후 같은 해 5월과 12월, 지난 1월 그리고 지난 23일까지 전산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협은 사업구조 개편 당일인 다음 달 2일 오전 0시부터 5시까지 모든 금융서비스를 중단하고 전선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하는 등 전산사고 예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대대적인 종합검사를 예고하고, 경영투명성 여부와 함께 전산시스템 준비 상황을 철저하게 따져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