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12-04-20]
정부가 19일 기름값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그렇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유류세 인하라는 알맹이가 빠졌기 때문이다. 이번 유가 안정책은 유류세 인하라는 실질적인 수단은 제쳐놓고 유통구조 개선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보니 기름값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고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름값이 안정되지 않는 이유가 정유4사의 과점적인 유통구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유가 인상이 공급 과점 때문인지 점검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 대책안에는 석유 시장에 경쟁을 유도하는 각종 방안이 대거 포함됐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 과점체제인 휘발유 공급시장에 삼성토탈을 새롭게 참여시킨 것은 과점체제를 깨려는 시도다. 삼성토탈은 6월부터 알뜰주유소용 휘발유를 공급하게 된다. 아울러 정유사의 전량구매계약 강요행위를 위법 행위로 명시하는 등 석유제품 혼합판매를 활성화해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세제 혜택과 재정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고 올해 안에 알뜰주유소를 서울 25곳을 비롯해 전국 1천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토탈의 시장 진입과 주유소의 혼합판매 허용은 정유소간 경쟁을 촉발시켜 기름값 인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단기적으로는 알뜰주유소의 판매가격이 ℓ당 40원 내외 인하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추가로 30∼40원이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토탈의 공급 물량이 4대 정유사에 비하면 극히 적어 기대만큼 경쟁요건이 조성될 지는 미지수다. 기존 주유소의 혼합판매 허용도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가짜 석유 유통의 문제도 있고 특정 정유사의 폴사인을 보고 찾아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혼합판매 허용이 얼마만큼 기름값 인하에 효과가 있을 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연초만해도 ℓ당 2,000원을 밑돌았으나 18일 현재 ℓ당 2,062.55원에 달했다. 지난 1월 6일부터 지난 18일까지 104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지금까지의 인상폭은 무려 ℓ당 130원에 달한다. 치솟는 기름값에 서민가계가 휘청거리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도 움츠러들어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의 유가대책이 차질없이 추진되더라도 기름값 인하 효과는 ℓ당 80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탄력세율을 조정하면 기름값을 200∼300원 떨어뜨릴 여력이 있다고 한다. 세수 감소가 우려되지만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정률제인 유류세로 거둬들이는 세금도 급증하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가 더 거둬들인 유류세가 1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취약계층이나 저소득층에 한해서라도 유류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