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4일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법안의 처리를 위해 일부 각료를 교체하기로 했다.
노다 총리는 취임 4개월여 만인 올해 1월에도 야권의 요구에 응해 자질 시비가 있었던 방위상과 공안위원장 등 5명의 각료를 교체했었다.
당시 노다 총리는 소비세 인상을 뼈대로 하는 세제·사회보장 일체 개혁을 위한 '최선 최강의 포진'이라고 선언했지만 5개월도 안 돼 다시 야권을 무마하기 위해 개각을 결정했다.
◇문제 각료 교체 야당 요구 수용 = 노다 총리가 이번에 교체하는 각료는 5명이다.
이들 가운데 금융상을 제외한 다나카 나오키(田中直紀) 방위상과 마에다 다케시(前田武志) 국토교통상은 이미 참의원에서 야권 주도의 문책결의를 받은 각료이다.
또 가노 미치히코(鹿野道彦) 농림수산상과 오가와 도시오(小川敏夫) 법무상은 부적절한 처신 등이 문제가 돼 야권이 향후 문책결의안을 제출할 가능성이 있는 각료이다.
자민당은 자질 시비에 휩싸인 다나카 방위상과 마에다 국토교통상을 교체해야 소비세 인상 법안과 관련한 국회 심의에 응하겠다고 노다 총리를 압박해왔다.
노다 총리는 소비세 인상 법안 처리에서 야권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이번 개각에서 야권이 문제를 삼고 있는 각료들을 한꺼번에 퇴진시키기로 했다.
소비세 인상에 찬성하는 자민당을 끌어들여 정기국회 회기(오는 21일) 내에 어떻게든 법안을 처리해보려는 시도이다.
◇노다-오자와 대립…분당은 유보 = 노다 총리가 야권의 도움을 얻기 위해 개각을 단행하는 것은 민주당내 반(反) 증세파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대표의 협조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다 총리는 당내 최대 파별인 오자와 그룹의 '마음'을 돌리려고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2차례 오자와 전 대표와 회동했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자와 전 대표는 소비세 인상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고, 노다 총리는 자민당 등 야권의 협조를 얻어서라도 소비세 인상을 관철하겠다고 통보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대립이 증폭해 당이 쪼개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데는 견해를 같이한 것으로 알러졌다.
오자와 전 대표는 지지세력이 초·재선 그룹으로 선거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두려워하고 있다.
노다 총리 역시 소비세 인상을 위해 중의원을 해산할 경우 분당과 정치권 재편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그 정도까지 나아갈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세 법안 처리 난망 = 하지만 노다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고 소비세 인상을 관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총재는 민주당이 2009년 총선 당시 내걸었던 공약인 최저보장연금제도의 도입과 후기고령자의료제도의 폐지 등을 철회하고 소비세 인상 법안의 처리 일정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공약의 포기를 둘러싸고 민주당의 내분을 부추겨 노다 총리를 중의원 해산으로 몰고 가기 위한 전략이다.
노다 총리는 일단 이달 15일까지 중의원에서 소비세 인상 법안이 처리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안팎의 환경이 정비되지 않아 불가능해 보인다. 이 경우 정기국회 회기가 대폭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회기가 연장된다고 해서 소비세 인상 법안 처리의 환경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결국 노다 총리는 '정치 생명을 건' 중의원 해산을 결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